“글을 쓰는 것은 나의 내면을 남에게 내보이고 또 설득하는 일이다.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나는 글을 쓰다가 내가 배짱과 용기가 없는 작가라는 걸 자주 느낀다. 내가 쓰고 싶었으나 쓰지 못했던 글들이 종종 나를 괴롭게 만든다.” (<또, 못 버린 물건들>,은희경, 난다, 2023, 124)
*** 자신의 내면을 내보여서 어떻게 하겠다는 말인가. 너덜너덜해진 자신의 삶에 대한 고백을 누가 듣기 좋아할까.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치는 자신의 현깃증 나는 감정을 분출하는 대상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푼돈이라도 벌어보려고 자기를 알리고 노출시키는 사람이 부지기수로 많은 세상이다.
이런 내면의 것이 아니라, 이와 다른 내면의 것에 대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사람들은 노출이 목적이 아닌 진실된 자신의 모습과 대면하고자 애를 쓰는 사람의 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것이리라. 남들이 부러워하고 자기도 자랑스런 일상의 삶에 대한 내보임이 아니라, 부끄러운 자기 삶에 대한 고백을 듣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용기와 배짱이 필요한 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