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욘 포세가 노벨 문학상을 받았을 때,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욘 포세가 어떤 사람일까, 어떤 내용의 책을 썼을까 궁금했지만, 그가 쓴 책을 읽지는 않았습니다. 문학을 전공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고, 다른 사람들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올해 한강이 노벨 문학상을 받았을 때는 아주 다른 상황입니다. 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뿐 아니라, 그렇지 않는 사람들도 작가 한강 때문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 개인의 관심사와 단체의 이득에 따라 작가와 작품을 상이하게 평하고 있는 듯합니다.
모르긴 해도, 작가는 우리 사회의 어떤 측면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글로 쓴 것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것이 글을 쓰기 위한 모티브가 되었을 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하여 그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한 것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작가는 우리 사회에서 일어났던 일과 그 일을 보고 들으면서 내적으로 성찰한 것을 보편적인 관점에서 써보려고 했을 것입니다. 지역적인 것을 통해서 일반적이고 세계 공통적인 것을 다루어보고자 했을 것입니다. 그가 다루어 보고자 했던 주제가 무엇이었든.
한강이 노벨상을 받았기 때문에 한국 문학이 세계적으로 업그레이드 되었다면 좋은 일입니다. 노벨상 컴플렉스를 안고 있는 우리 나라 사람을 위해 소설을 쓰진 않았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을 대변하고 어떤 지역 사람들을 대변하기 위해 글을 쓰진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한강 작가에게 주어진 명예에 편승하여 자기 이해와 이득을 추구하고, 자기 합리화를 위한 도구로 작가의 작품을 사용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