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영성/똘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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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 신념의 잔혹성기도.영성/똘레제 2023. 10. 16. 20:48
사회학자와 정치학자들도 종교적 믿음은 필경 인류 역사에서 동기를 부여하는 가장 강한 추동력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종교적 신념, 태도, 영감은 사실 인간의 심층에 뿌리박고 있으며, 엄청난 변혁을 진행시킬(또는 저지할) 수 있다. 도덕적.정치적 에너지를 활성화시킬(또는 차단시킬) 수 있다. 이것의 참담한 사례를 한 가지만 들자면, 수십 년 전부터 여섯 차례의 전쟁으로 터져 나온 '거룩한 땅'을 둘러싼 갈등이다. (, 한스 큉/이종한, 분도출판사, 2022, 191) ☞ 하느님의 이름으로 시작된 전쟁이 생중계되고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도대체 인간의 DNA에 무엇이 있길래. 하느님이 문제가 아니라, 하느님에 대한 믿음의 표현 때문일 것이다.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강해서 문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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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도움기도.영성/똘레제 2023. 10. 16. 16:47
한순간만이라도 깊이 생각해 본 사람은 성공, 성취, 행복은 우리의 노력에만 달려 있지 않다는 사실을, 우리가 많은 것을 성취했어도 받은 것이 많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행복이 주어진 것이 뜻 밖의 일은 아니라 해도 흔히는 받을 자격이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어렴풋이 느끼게 된다. (, 한스 큉/이종한, 분도출판사, 2022, 186) ☞ 모든 것이 자신의 힘과 노력의 결과이며, 그래서 얻어진 성공과 성취가 온전히 자기만의 것이라고 할 때, 독선적으로 되기 마련이다. 승자와 성공한 사람의 너그러움이 겉꾸민 것이 되지 않기 위해서, 세상 모든 것이 서로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자각하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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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는 것기도.영성/똘레제 2023. 10. 15. 21:54
어떠한 학문도 실재 전체를 포착할 수 업다. 각각의 학문은 자신의 고유한 관점과 권한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을 절대화해서는 안된다. 중요한 사실은 한 가지 설명은 다른 설명을 배제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보완하고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학문들의 다양하고 상이한 관점들은 단지 어떠한 개별 학문도 극복할 수 없는 인간 인식의 한계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다. 이 다양한 관점들은 실재 그 자체에 기인한다. 세계와 인간이라는 실재는 실로 다양한 양상, 층, 차원을 보여준다. 한 가지 차원을 절대화하는 사람은 다른 차원들에는 장님이 된다. (, 한스 큉/이종한, 분도출판다, 2022, 176) ☞ 학문한다는 것은 말과 글과 숫자와 도형과 소리 등을 이용해 어떤 실재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다. 그 실재를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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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한가, 행복한가기도.영성/똘레제 2023. 7. 31. 12:10
왜 나는 늘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문하는 것일까? 왜 나는 늘 만족하지 않고 내 소명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하는가? 나는 이곳에서 행복했다. 그러나 내면 깊은 곳에서 만족할 수 없었고 내가 속해야 하는 곳이라는 느낌으로 편안할 수 없음을 알았다. 내가 빈민가를 지키거나 바꿀 수는 없다. 만일 하느님께서 나를 그런 가난한 삶으로 부르신다면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명하게 보여주실 것이고, 그것을 하기 위한 강한 힘도 주셨을 것이다. (, 1941년 11월 4일) ☞ 보나벤투라 대학에 머물면서 가끔 할렘 빈민가에서 봉사하고 있을 때 쓴 글이다. 만족함. 생활할 때 필요한 것이 모두 채워졌을 때에 주로 사용하는 말이다.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있을 때, 몸이 건강할 때,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원만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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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머튼의 글쓰기기도.영성/똘레제 2023. 7. 31. 11:48
풀은 나무 아래로 초록 비단처럼 부드럽게 펼쳐져 있다. 태양이 대지를 내리쬐고 고요속에서 버람에 나뭇가지들이 일렁였다. 나무 그늘 아래 앉아 이 모든 풍경을 바라보며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축적된 경험으로 묘사해 보려고 노력해 보았지만 능력 밖의 일이었다. 실재는 우리가 알 수 있는 영역 너머에 있다. 경험하는 것의 실재는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실재에 접근하는 비결은 경험이 선입견에 좌우되지 않고 대상안에 빠지는 것이다. 파악하려고 애쓰지 말고 있는 그대로 대상안에 잠기는 것이다. (, 1941년 9월 27일) ☞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글로 써보고 싶을 때마다 그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알게 된다. 경험을 깊이 하지 않은 탓도 있지만 이것보다는 경험한 것을 그러모아 생각을 깊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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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한다기도.영성/똘레제 2023. 7. 29. 23:37
* 다시 돌이킬 수 없는 과거를 열망하는 것은 허영이다. 지금의 쾌락이 허영이라면 과거의 쾌락은 더 큰 허영이다. 성적 쾌락은 마치 사랑하지 않으면서 결혼하려는 것처럼 형편없는 것이지만, 열여섯의 첫사랑은 어떠했는가? 나에게 기억은 일종의 삶이고 흥밋거리다. (1939년 10월 1일)☞ 뉴욕 페리가 35번지에 있는 자기 방에서 코끝을 스치는 향기를 통해 과거로 되돌아 간다. 일상생활을 하며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향기나는 일들에 대한 기억이다. 향기와 관련된 이 기억은 다시 과거에 들었던 소리나는 것에로 확장된다. 그래서 "마르셀 프루스트와 기억. 프루스트한테는 체험이 기억에 의해 변화되어야 가치가 있는 것 같다. 그는 현재에 관심이 없다. 그를 매료시킨 것은 '과거에 일어난 일에 대한 현재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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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결서원기도.영성/똘레제 2023. 7. 20. 21:37
남자는 여성과의 관계를 통해 가장 인간적이 되고 그의 인간성을 드러낸다는 말은 옳다. 수도원에서도 정결 문제를 다루는 데 인문주의와 사랑의 차원에서 더 깊이 고려하는 진지함과 진척이 있어야 한다. 정결과 독신 생활의 영성적 특징은 단순히 멀리 떨어져 사는 고립에서 찾아지는 것이 아니다. 감상주의나 예수님에 대한 순수한 사랑이라는 '사고'안에서 찾아지는 것도 아니다. (, 1961년 8월 16일) ☞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셨다. 우리처럼 느끼고, 기뻐하고, 슬퍼하고, 생각하고, 고뇌한다는 말이다. 사람처럼 육을 통한 기쁨과 즐거움을 아셨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도자가 하는 세 가지 서원, 정결과 청빈과 순명은 육과 관계되는 기쁨을 포기한다는 말처럼 들린다. 이것에 대해 다른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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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적들기도.영성/똘레제 2023. 7. 16. 20:40
“이봐, 헉, 내가 부자가 됐다고 해서 산적이 되는 걸 포기한 건 아냐.” “뭐, 아니라고? 맙소사, 진심으로 하는 말이니, 톰?” “그럼, 진심이고말고. 하지만 헉, 네가 점잖게 굴지 않으면 너를 산적단에 끼워 줄 수 없어.” 이 말이 헉의 기쁜 마음에 찬물을 끼얹었다. “나를 끼워 줄 수 없다고, 톰? 전에는 나를 해적단에 끼워 줬잖아.“ ”그랬지. 하지만 이번엔 달라. 산적은 해적보다 좀 더 고상한 사람들이거든. 일반적으로 말해서 말이지. 대부분의 나라에서 산적들은 신분이 아주 높은 귀족들이야. 공작이나 뭐 그런 것 말이지.“ ( 중에서) * 톰이 친구 허클베리에게 한 말이다. 톰의 눈에 비친 신분이 높은 사람들은 모두 산적들과 다를바 없는 사람들이었다는 말이다. 어린아이들은 지금도 이런 눈으로 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