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쳐야 미친다.” 어떤 것에 자신을 ‘미친듯이’ 투신해야 목적한 것에 도달할 수 있고 얻고자 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열정이나 ‘마니아’와 비슷하지만, 이것을 능가하는 말이고 표현입니다.
이런 ‘미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가 성경에 많이 나옵니다.
“예수님께서 집으로 가셨다. 그러자 군중이 다시 모여들어 예수님의 일행은 음식을 들 수조차 없었다. 그런데 예수님의 친척들이 소문을 듣고 그분을 붙잡으로 나섰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미쳤다고 생각하였던 것이다.”(마르 3,20-21)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과 그의 행동을 보며 친척들마저 그가 미쳤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교회의 첫번 째 순교자였던 스테파노가 부활한 예수님에 관해서 이스라엘 최고의회에서 하는 연설을 듣고 사람들은 이를 갈았고 그의 말을 듣지 않으려고 귀를 막았습니다. 사람들은 스테파노를 미친 사람 취급하여 그를 돌로 쳐죽였습니다.
사울, 바오로는 두번 미친 사람이었습니다. 사울이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을 잡아다 죽이려고 했던 일은 미친 사람이 아니면 할 수 없었던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을 잡아 죽이려고 다마스커스로 가면서 만난 예수님은 그를 또 다른 미친 사람으로 만들었습니다. 다마스커스 체험 후, 바오로 사도가 했던 말과 행적들은 미친 사람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성경뿐 아니라 교회 역사안에도 ‘미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중에서 예수고난회의 창립자인 바오로 다네이(1694-1775, 십자가의 성 바오로)도 미친 사람에 포함됩니다. 그가 75년동안 했던 많은 일들이 정상적인 사람들의 눈에는 미친것 처럼 보였을 것입니다.
스물여섯 살이었던 추운 겨울 성당 귀퉁이 방에서 40일 피정을 합니다.그후 자기 마음속에 품고 있었던 수도회 설립 허가를 얻기 위해 이탈리아 서북부 알렉산드리아에서 로마로 갔고, 로마에서 퇴짜를 맞았습니다. 로마에서 걷거나 배를 타고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사람들로부터 미친 사람 취급을 받았습니다. 수도회 설립에 대해 교회로부터 승인을 얻은 뒤에도 엄청나게 많은 일을 했습니다. 그의 관심사는 오직, 십자가의 예수님을 선포하는 일, 십자가에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을 선포하는 일,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속에 함께 하고 계셨던 예수님을 기억하게 하는 일이었습니다. 미친 사람이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일들이었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하느님께 미친 사람들, 예수님께 미친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이들처럼 우리가 하느님과 예수님에 미쳐 살지 않을 때,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이 이르지 못하고, 예수님의 십자가를 나의 십자가로 받아들일 수 없을 것입니다.
히브리서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렇게 많은 증인들이 우리를 구름처럼 에워싸고 있으니, 우리도 온갖 짐과 그토록 쉽게 달라붙는 죄를 벗어 버리고, 우리가 달려야 할 길을 꾸준히 달려갑시다.“(히브 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