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어없어질 것들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요한 6,27)

썩어 없어지는 것, 세상 것들. 좋은 음식을 배불리 먹었어도 몇 시간 지나면 다시 허기진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준 아름다운 꽃다발도 몇 시간 뒤면 시든다. 밤하늘을 밝히는 불꽃놀이의 불꽃도 순식간에 사라진다. 영원히 함께 하기로 약속한 사람도 언젠가 내 곁을 떠난다. 조금이라도 더 살고 싶어하는 나의 바람이  채워지기 전에 세상을 떠나야 한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썩어 없어진다. 사라지는 것들이다.

세상의 것들을 좋아하고 사랑한다. 세상의 것들을 사용하면서 편하게 산다. 세상의 것들을 발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렇지만 집착하지 않는다. 거리감을 두고 바라본다. 거리감을 두고 사용하고 즐긴다. 집착이 아니라 이탈의 정신으로 세상을 산다. 영원한 것을 바라며 사는 것, 세상과 거리감을 두고 사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