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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JeTeen?
기억 할지 모르겠네.
지난 교구 성가 발표회 때 급하게 지은 우리 성가단 이름이 JeTeen(제이-틴)이라는 것을.
JeTeen에 어떤 뜻이 있는지 다시 한 번 말하면서 우리 본당의 중학생들에게 몇 마디 하고 싶습니다.
JeTeen이 Jesus' Teenagers의 앞 글자만 딴 것이니까 ‘예수님의 10대들’이라는 말이 되겠지요. 예수님께서는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셨지만 어린아이들과 젊은이들에게 아주 특별한 관심과 사랑을 주셨다고 합니다. 예수님의 이런 모습을 우리는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고 그냥 놓아 두어라”라고 말씀하시면서 어린이들을 끌어안으시고 그들을 축복해 주신 것을 통해 잘 볼 수 있답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무엇인가를 계속해서 받지 않으면 살 수가 없습니다. 어렸을 때는 엄마의 젖을 먹으면서 자랐고, 아빠의 넓은 품 안에서 누군가에 대한 믿음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아마 여러분은 지금도 선생님들이나 친구들로부터 무엇인가를 받으며 생활하고 있겠지요. 이 모든 사람들이 주는 관심과 사랑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것은 그분들 마음속에 사랑이신 예수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사랑으로 예수님은 여러분을 사랑하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 바라시는 것은 여러분과 함께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과 함께 하려는 여러분들의 노력을 보시고 정말 대견해 하실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지 여러분은 예수님의 사랑을 받고 있는 10대들입니다. 얼마나 멋진 일입니까?
JeTeen은 Jeju의 Teenagers의 앞 글자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자기가 태어나 살고 있는 곳이 얼마나 아름답고 축복받은 곳인지를 잘 모르며 살 수 있습니다. 어른이 되어 고향을 떠났을 때 고향에 대한 감사함과 그리움이 생긴다는 것이지요. 많은 사람들이 산과 바다가 함께 있는 제주를 동경합니다. 나 또한 제주에 온 이후로 한 번도 제주가 싫다라는 마음이 들지 않았습니다. 이런 멋진 곳에 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제주의 젊은이들이 제주의 아름다움을 잊고 있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이에 대한 이유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겠지만 제주의 아름다움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제주는 고립된 섬이 아니라 세계로 열려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주는 것과 받아들이는 것은 한 몸을 이루고 있기에, 나의 소중한 것을 줄 수 있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의 것을 두려움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입니다. 이곳을 찾는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무엇인가를 준비하면서 주변의 돌 하나 나무 한 그루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라산을 보면서 여러분들의 꿈과 이상을 높이 더 높이 키웠으면 좋겠고 넓은 바다를 보며 세상을 품을 만 한 넓은 가슴을 가지는 것입니다.
JeTeen은 제주의 ‘튀는 아이들’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다른 사람과 똑같이 되어야 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내가 나의 색깔을 찾으면 찾을수록 다른 사람과 더 잘 어울려 살 수 있을 것입니다. 무지개의 색깔이 저마다 자기 색깔을 지니면서도 멋지고 아름다운 무지개를 만들어 내는 것을 생각하면 되겠지요.
앞으로 가면 갈수록 자신의 색깔을 내지 못하면 살아가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튀는 아이’가 되기 위해서 여러분들의 친구들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알고 있지요? 이런 외적인 ‘튐’뿐만 아니라 우리 마음속에 감추어진 보물들이 밖으로 튀어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전기의 음극과 양극이 만날 때 불꽃이 튑니다. 우리들의 마음 속에서 이런 불꽃이 튀게 하려면 우선 먼저 많은 일들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일을 경험하면서 지금까지의 나의 생각이 얼마나 좁은 것이었는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나와 피부가 다르고 언어가 다른 사람을 만나면서 넓은 세상에 대한 눈이 뜨이게 될 것입니다.
우리 본당의 중등부에서 작지만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여러분들이 자랑스럽습니다. 함께 하는 것이 귀찮고 짜증나겠지만 그런 시간을 통해 서로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되고 더 많이 사랑하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와 선생님들에게도 하느님의 축복이 함께 하기를 빕니다. 아자, 아자. 제이-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