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과 육으로 된 사람.
육으로 된 존재로서 육이 소멸될 때까지 육과 더불어 살아야 합니다. 육의 허약함과 덧없음 그리고 육이 바라고 추구하는 기쁨과 쾌락이 나자신과 별도로 있는 게 아니라, 바로 나자신입니다. 육이 바라고 추구하는 것에 함몰되어서도 안되지만 육이 무시하고 육이라는 실체가 없는 것처럼 살아서도 안됩니다. 육을 지배하듯이 대한다는 말이 아니라, 육과 더불어 살고 육의 소리에 귀기울이면서 살라는 말입니다.
육처럼 영(정신)도 허약하고 갈망하고 추구하는 것이 있습니다. 고상하고 위대하고 아름다운 생각이 일순간에 무너집니다. 수없이 많은 시간과 날들을 고민하고 추구하면서 얻었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실생활속에서 힘없이 무너져 내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너진 그곳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고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영(정신)의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물질과 정신, 영과 육을 하나되게 하고 일치되게 해 주신 분. 부활하신 예수님이십니다. 육의 존재로서 다섯 상처를 그대로 갖고 계시지만 영적인 존재로서 문을 걸어 잠그고 모여있었던 제자들 사이로 들어가십니다. 육에 대한 비현실적인 생각과 영(정신)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지내는 삶이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