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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0일, 수요일
주님, 당신은 저의 방패, 저의 영광
제 머리를 들어 높이는 분이시옵니다.
(시 3,4)
☞ 하고 있는 일이 제대로 되지 않고, 하고자 하는 일을 바꾸어야 하고, 자신의 생각에 대해 사람들이 시큰둥하게 반응하고, 빨리 가고 싶지만 돌아가면 안되고, 밤 잠을 설치고 새벽에 일어났다 고꾸라지지만 다시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할 때라도, 평소와 다름없는 얼굴로 지내야 하는 것은 생명에 대한 맹목적인 응답이다. 생명체로서 지니는 본능적인 반응이다. 지렁이가 밟히면 꿈틀거리는 것처럼 한 생명체로서 지니는 본능적인 반응이다. 현세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가치를 추구하는 것은 그 다음 일이고, 현실을 넘어서는 영적인 것에 대해서는 더구나 한 참 뒤의 일이다.
생물학적이고 정신적이고 영적인 것들이, 순차적으로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생명체로서 태동되는 순간에 이 모든 것들을 안고 창조되는 존재가 인간이다.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인간'이라고 하며 그리스도교에서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창조자 하느님을 닮은 존재로서 인간은 무엇인가를 만들면서 하느님의 협조자가 되며, 어떤 수단과 매체를 통해서 그것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기를 바란다. 생존을 위해서든, 정신적인 것이든, 영적인 것이든, 자기 삶에서 체험한 것들이 밖으로 드러나고 집약되어 나타난 것이 문화이다. 문화라고 부르는 실체안에 인간의 생물학적이고 정신적이고 영적인 모든 것들이 녹아들어가 있기 때문에, 문화는 해석되어야 한다. 이 해석의 창을 문화의 창조자와 만나며, 그 문화를 영위했던 인간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