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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퍼하는 사람은 복이 있나니리브리/시가 내게로 왔다 2025. 4. 6. 11:45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 행복하여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그들은 흡족할 것이다.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 행복하여라, 의로움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마태 5,3-10)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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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리브리/시가 내게로 왔다 2025. 4. 5. 17:00
거미란 놈이 흉한 심보로 병원 뒤뜰 난간과 꽃밭 사이 사람 발이 잘 닿지 않는 곳에 그물을 쳐 놓았다. 옥외 요양을 받는 젊은 사나이가 누워서 치어다보기 바르게- 나비가 한 마리 꽃밭에 날아들다 그물에 걸리었다. 노오란 날개를 파득거려도 파득거려도 나비는 자꾸 감기우기만 한다. 거미가 쏜살같이 가더니 끝없는 끝없는 실을 뽑아 나비의 온몸을 감아 버린다. 사나이는 긴 한숨을 쉬었다. 나이보담 무수한 고생 끝에 때를 잃고 병을 얻은 이 사나이를 위로할 말이-거미줄을 헝클어 버리는 것밖에 위로의 말이 없었다. (윤동주) *** “죽음의 오랏줄이 나를 두르고, 멸망의 급류가 나를 들이쳤으며, 저승의 오랏줄이 나를 휘감고, 죽음의 올가미가 나를 덮쳤네. 이 곤경 중에 나 주님을 불렀더니, 당신 성전에서 내 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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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일리브리/시가 내게로 왔다 2025. 4. 3. 11:01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쓰여지는 것은부끄러운 일이다“(윤동주, ”쉽게 쓰여진 시“ 중에서)*** 많은 사람이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데, 편하기를 바란다. 많은 사람이 광장에서 구호를 외치는데, 말없이 지낸다. 새벽에 나가 번 돈을 받아 살고 있는데, 하루 세끼 먹는 밥투정을 한다. 어둠을 지나 새벽인데, 어둠없는 시간만을 바란다. 예수님이 십자가의 길을 가고 십자가에서 죽으셨는데, 고통은 외면하려 한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사람들이라고 하지만, 부끄러운 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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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용서하라기도.영성/성인성녀.교부 2025. 4. 2. 09:05
미움과 적대심을 버리십시오. 거친 말을 삼가도록 하십시오. 그러나 만일 여러분의 입에서 한번 그런 말이 흘러 나왔다면, 그 말로 인해 생긴 상처를 치료해 줄 치료제를 같은 입으로 만들어 내는 데 게으르지 마십시오. 이렇게 서로 용서해 주고 과거에 당한 일을 영원히 잊어버리도록 하십시오. 당한 일을 잊지 않고 간직하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모욕이며 분노가 가져다 주는 결과이고 죄를 간직하는것이며 정의에 대한 증오입니다. 그것은 녹슨 화살이고 영혼의 독소이며 덕의 파멸이고 정신을 좀먹는 벌레요 기도의 방해물입니다. 그것은 또한 우리가 하느님께 바치는 청원을 무효화하고 사랑을 몰아냅니다. 당한 일을 잊지 않고 간직하는 것은 또한 영혼에 박힌 가시요 결코 잠자지 않는 악이며 끝이 없는 죄이고 날마다 겪는 일종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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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1리브리/시가 내게로 왔다 2025. 3. 31. 21:20
윤동주 시집*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서시)*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 있다. (소년)* 떠나기 전에 일러둘 말이 있던 것을 편지를 써서도 네가 가는 곳을 몰라 어느 거리, 어느 마을, 어느 지붕 밑, 너는 내 마음 속에만 남아 있는 것이냐. 네 조그만 발자욱을 눈이 자꾸 내려 덮어 따라갈 수도 없다. 눈이 녹으면 남은 발자욱 자리마다 꽃이 피리니 꽃 사이로 발자욱을 찾아나서면 일년 열두 달 하냥 내 마음에는 눈이 내리리라. (눈오는 지도)* 세상으로부터 돌아오듯이 이제 내 좁은 방에 돌아와 불을 끄옵니다. 불을 켜두는 것은 너무나 피로롭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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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카테고리 없음 2025. 3. 31. 09:02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 임윤찬. 지금까지 서너 번 들었고 동영상을 보았다. 특히 마지막 6-7분의 영상과 연주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 임윤찬과 함께 나도 벌떡 일어서고 싶을 정도. 포트워쓰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마린 알소프. 할머니가 지휘하고 열여덟 살의 손자가 연주하는 것같은 아름다운 모습. 에서 윤동주의 를 오디오북으로 듣고 있다. 기도문 좋은 것 중에서 몇 가지, “성령송가”, “성 토마스의 성체 찬미가”는 외웠는데, 동주의 시도 모두 외우고 싶다.지난 2월 불면으로 시작된 혼란과 괴로움과 두려움과 어둠의 시간을 지나오면서, 소리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소리가 나타나고 나에게 다가오고, 사라지는 그 모든 것이 신비하기만 하다. 어디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내 몸속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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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 되지 말자생활글/생활 속에서 2025. 3. 29. 20:59
“나는 괜찮아. 아무 문제없이, 맘 편하게 지낼 수 있어. 너가 나때문에 힘들고 어렵다면, 그건 네 문제이니 네가 알아서 해.” 이렇게 말하는 사람, 있습니다. 산다는 건, 더불어 사는 것이고, 관계를 맺으며 산다는 것이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산다는 것이며, 상대방의 반응을 보면서 자기자신을 되돌아 보며 사는 것입니다. 그런데 상대방과 아무 관계가 없는 것처럼, 자기 앞에 한 사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자기 좋을 대로, 자기 말만 하면서, 상대방의 말에 대해서는 귀를 막고 사는 사람, 있습니다. 모든 것이 자기중심적으로 되어있으며, 자기가 하는 말을 옳으며, 자기가 하는 행동은 정도에서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극히 독선적이고, 독재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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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생활글/생활 속에서 2025. 3. 27. 21:43
오늘 무엇을 했나? 아픈 몸과 씨름하면서 보냈던 것 말고 한 것이 없다. 몸을 내 맘대로 할 수 없으니, 다른 그 어떤 것도 할 수가 없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냥 있음‘이 좋다. 그 누구에게도 아무 말 하지 않고, ’그냥 있음‘이 편하구나, 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교향곡의 1악장이 끝나고 2악장을 시작하기 전의 침묵과 기다림의 시간이다. 기다림이라고 말하지만, 뭔가 시작되고 뭔가 일어나지 않아도 괜찮다. 침묵은 그 자체가 목적이다. 다른 것을 기대하면서 침묵할 때, 침묵은 변질된다. 기다림 또한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는 기다림이어야 한다. 막연한 동경과 그리움같은 것이어야 참된 기다림이다. 또 하루가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