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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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이 계시는 분말 씀/생명의 말씀 2024. 12. 25. 09:55
영원한 침묵과 함께 하셨던 분입니다. 그로부터, 그분으로부터 빛과 생명이 시작됩니다. 빛과 생명이신 분이시며, 빛과 생명의 원천이신 분입니다. 우리의 원천이고, 우리 각 개인의 원천이십니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계신 분입니다. 너무 멀리 계셔 알 수 없고, 너무 가까이 계셔 알 수 없는 분이십니다. 봄으로써 알 수 없고, 들음으로써도 알 수 없는 분. 믿음으로써만 알 수 있는 분입니다. 지성으로써 아는 것도 아닙니다. 태어날 때부터 그분을 알아보도록 창조되었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모든 것의 시작이며,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분. 모든 사람과 모든 사물이, 모든 시간과 공간이 수렴됩니다. 있지만 없음입니다. 표현 불가능하기 때문에 없음이 아닙니다. 없음으로써만 있는 분이십니다. 영원을 응시합니다.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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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으로 오신 하느님말 씀/생명의 말씀 2024. 12. 24. 23:50
하느님께서 사람으로 오신 날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순결한 여인 마리아를 통해 세상에 오셨습니다. 세상이 순결해서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순결한 여인을 필요로 하십니다. 그 여인이 순결하다고 하여 우리가 순결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느님을 갈망하는 마음으로 가득한 세상이 아니라, 인간의 욕망으로 가득한 세상처럼 보입니다. 이런 세상을 맑고 희고 순결하게 만드는 것은 우리가 하느님을 간절히 갈망하는 마음입니다. 하느님을 갈망하는 마음이 얼마나 컸으면 수천년 동안 기다렸다라고 했겠습니까.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기다린 만큼 우리안에서 탄생하십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으로 오신 때는 밤이었습니다. 밤은 어둠입니다. 암흑의 세력과 권세가 활개치는 때가 밤이기도 하지만, 믿음으로 가득한 때가 밤이기도 합니다. 믿음은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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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시대의 불행한 사람들말 씀/생명의 말씀 2024. 12. 12. 21:58
이 세대를 무엇에 비기랴? 장터에 앉아 서로 부르며 이렇게 말하는 아이들과 같다. “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도 너히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가슴을 치지 않았다.”(마태 11,17) *** 너는 너, 나는 나로서 사는 사람들. 따로 따로인 사람들. 외로운 사람들입니다. 함께함에서 나오는 힘이 없습니다. 함께 있는 것이 부담스러운 사람입니다. 자기 생각에 함몰되어 있어 주변에서 어떤 상황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모르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자기 생각하는 대로 상대방을 판단합니다. 자기 편한대로 상대방을 판단합니다. 상대방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이런 사람들을 보며 한탄하십니다. 예수님 시대와 지금 시대가 다르지 않습니다. 상대방을 무시하고, 상대방에 대해 무감각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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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역사속의 예수님말 씀/생명의 말씀 2024. 12. 8. 10:55
건축물은 여러가지 용도로 사용됩니다. 단순한 숙박 시설인 여관과 호텔이 있습니다.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건물이 있습니다. 역사적인 의미가 부여된 기념탑이 있습니다. 종교적인 의미를 지닌 사찰과 사원과 성당과 예배당이 있습니다. 사원과 성당을 건드리고 파괴한다는 것은 하느님을 건드린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하느님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을 짓밟는 것이 그대로 드러나는 행위입니다. 그래서 그 누구도 함부로 하지 않습니다. 박해 시대라고 해도 그렇습니다. 종교시설을 짓밞은 다음에 올 역풍을 두려워 한다는 말입니다. 종교 건축물과 비슷하게 대해야 하는 건축물이 있습니다.왕정 국가는 아니지만, 한 나라의 주권자가 머무는 곳을 짓밟는다는 것은 그 나라 국민 전체를 짓밟는다는 것과 똑같습니다. 한 나라의 근간이 되는 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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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사람말 씀/생명의 말씀 2024. 12. 7. 20:36
불행하여라, 남을 죄짓게 하는 일이 많은 이 세상! 사실 남을 죄짓게 하는 일은 일어나기 마련이다. 그러나 불행하여라, 남을 죄짓게 하는 일을 하는 사람! (마태 18, 7) *** 무서운 사람이다. 자기 권력을 위해 국가 권력을 마음대로 사용하는 사람. 국가 안위를 위해 존재하는 군인들을 거리낌없이, 자기 종 부리듯 하는 사람. 무서운 사람이다. 자기가 속해있는 패거리의 이익이나 이념도 아니고, 오로지 자기와 자기를 조종하고 있는 사람을 위해 자기에게 맡겨진 모든 힘을 자기 마음대로 이용하는 사람. 자기 아래있는 패거리도 자기 목적을 위해서라면 언제든 버리고 처단할 수 있는 사람. 무서운 사람이다. 자기자신을 위해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사람. 그 전쟁의 결과가 어떻게 되리라는 것은 안중에도 없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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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랍어 시간-말과 글을 되찾음말 씀/생명의 말씀 2024. 11. 29. 12:03
“우리 사이에 칼이 있었네”라고 시작하는 한강의 은 마흔 살된, 한 여자가 어느 날 갑자기 말을 잃어버리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외부의 소리와 다른 사람의 말을 모두 들을 수 있는데, 말을 할 수 없는 ‘실어증’에 걸린 것입니다. 그는 자신이 잃어버린 말을 찾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고대 희랍어를 가르치는 사설 학원에 등록합니다. 고대 희랍어를 가르치는 강사는 열일곱 살 때부터 서서히 시력이 약해지기 시작해 마흔 살이 된 지금은 거의 모든 시력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모든 것이 뿌옇게만 보이는 상태로 되었습니다. 이 두 사람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이런 일이 일어난 뒤, 이들이 찾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현대에 들어와 사람들에 의해 오염되고 변질되고 변색되고 왜곡되어버린 말과 글에서 우리를 일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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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말 씀/생명의 말씀 2024. 11. 27. 19:21
우리는 지금 자기 양심에 따른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 100년 동안 종교 박해가 있었으며, 그것 때문에 수많은 신앙인들이 죽었습니다. 세계적으로 볼 때 지금도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할 수 없는 나라가 있습니다. 신앙이란 자기 양심에 따라 절대자 혹은 자기 아닌 것을 믿고 의지하며 사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신앙에 따라 일상적인 생활을 하며,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는 독특한 시야를 갖게 됩니다. 이 세상이 혼자만 사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이 신앙에 따른 인생관과 세계관은 다른 사람과 충돌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때 자기와 다른 신앙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폭력과 무력을 행상하고, 그의 신앙생활을 못하게 하는 것을 박해라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그들이 박해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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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짐말 씀/생명의 말씀 2024. 11. 26. 22:52
일제 침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던 조선총독부 건물을 무너뜨렸습니다. 9.11사태로 쌍둥이 빌딩이 순식간에 무너졌습니다. 공사중이 건축물이 무너져 내립니다. 자기가 지금까지 살고 있었던 집을 허물기도 하고, 아이들이 모래집을 지었다가 무너뜨리기도 합니다. 어떤 건물을 스스로 무너뜨리기도 하고, 타인에 의해 무너지기도 합니다. 어떤 의도이든 지금까지 있었던 건물이 무너진다는 것은 새로운 건물을 지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의 삶과 신앙의 중심은 예루살렘 성전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그 성전이 무너져 내릴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당신과 함께 새로운 성전을 지어야 한다는 의미였습니다. 그런데 그 성전은 다름 아닌 당신의 몸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은 그분과 함께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