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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모으고 정리함생활글/생활 속에서 2025. 5. 16. 21:48
이곳 가까이 있는 본당 주임신부님과 그분이 하고 있는 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와 비슷한 연배이시다. 지금까지 당신이 배우고 가르치고 생각하고 묵상하고 기도하고 살아냈던 것을 정리하여 교우들에게 전해주는 일이었다. 놀라웠던 것은 준비하기가 쉽지 않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인데도 불구하고 당신 혼자서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하다는 말이다. 별로 힘들지도 않는 일을 하고 나서 지쳐 쓰러져 버리는 나자신이 초라하게 여겨졌다. ‘이것이 나의 생각입니다, 혹은 이것이 내 삶의 일부입니다’라고 내어 놓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이 빈손으로 서 있는 나자신이 그대로 보였다. 자기를 드러내어 이름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더라도, 정리하면 좋으련만 그런 면에 아무런 관심도 갖고 있지 않는 나자신이 답답하고, 그런 일을 할 의욕도 없으려니와 체력도 받쳐주지 않으니 난감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