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를 차렸는데, 손님이 없다. 초대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다. 초대받은 사람들이 이 핑계 저 핑계대며 참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기들이 해야 할 것을 다 하고나서 그래도 여유가 있을 때 참석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순위에서 밀린 것이다. 잔치에 참석하는 것이, 일 순위가 아닌 것은 확실하다.
복음에 나오는 이야기는 우리들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자기에게 이득이 되고 도움이 되는 것을 우선시하는 것이 사람들이다. 명분은 뒷전이다. 하느님 나라의 잔치가 지금 시작되고 있다는 의식을 하지 않는다. 지금 아닌 미래의 언젠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관심밖으로밀려난다.
어떤 모임을 이끌고 있는 사람은 그 모임이 사람들에게 일 순위이길 바란다. 그렇지만, 사람들에게는 ‘많은 모임 중에 하나’일 뿐이다. 자기들의 편의에 따라 참석할 뿐이다. 그것에 대해 섭섭해 할 필요가 없다. 어떤 모임이든 구속해서는 안된다. 그렇지만 자유방임형으로 되면 언제가 해체되어 버린다. 충실함과 성실함을 요구할 뿐이다. 올 사람은 오게 하고, 갈 사람은 가게 하는 것이다.
하느님 잔치에 초대받은 사람들이다. 그분의 초대가 내게 몇 번째에 자리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