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고통에 대하여 서로 다른 반응을 보입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각 개인이 고통에 들어서게 될 때에는 언제나 전형적으로 인간적인 반항과 ‘왜’라는 물음이 따릅니다. 인간적인 차원에서 자기 고통의 의미를 묻고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는 것입니다. 물론 이 물음은 하느님께 또 그리스도께 제기하는 일도 자주 있습니다. 더욱이 그는 자기가 질문하고 있는 상대방인 그분께서 고통 중에 계시며 십자가에서부터 당신의 고통의 핵심에서부터 그에게 답을 주고자 하신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 대답이 마음속 깊이 인정되기 시작하는 데에는 흔히 심지어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그저 직접적으로 대답을 주시지 않으며 또 고통의 의미에 관한 이 인간적인 질문에 대하여 추상적으로 대답하시지도 않습니다. 인간으 그 자신이 점차적으로 그리스도의 고통에 참여하는 사람이 되어 가면서 그리스도의 구원적 대답을 듣게 되는 것입니다. (<구원에 이르는 고통> 26,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교서/정한교,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11)
***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고통. 일반적이고 보편적이다. 그렇지만 고통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 깊게 깨닫게 되는 것은 주관적이고 개별적인 자기 고통을 통해서이다. 타인의 고통을 통해서도 고통의 깊은 의미를 깨닫게 되는데, 그때에도 타인의 고통을 온전히 자기의 고통으로 받아들일 때이다. 보편적인 고통이지만, 그것에 대한 응답은 주관적일 수 밖에 없다. 이 주관성을 개인의 구원은 물론이고 인류의 구원을 위한 것으로 하는 것이 그리스도의 구원적 고통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