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에 알았더라면. 어떤 것에 대해 모두 알고 난 다음 선택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관습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사랑과 열정에서 선택할 수 있다. 포장된 이미지에 끌려 선택할 수 있다. 어떤 선택이든 주체적이어야 한다고들 말한다. 자기 스스로 판단한 다음 선택한다는 말이다. 많은 사물들 중에서 어떤 것을 자기 것으로 선택하는 그 순간부터 그것과 특별한 관계를 맺게 된다. 자기가 선택한 삶의 형태에 대해 책임감있게 응답해야 한다.
자기가 경험한 것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고 글로 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모른다. 자기 생각과 정서 상태에 대해서는 더욱더 그러하다. 고해소안에서도 자기를 미화시키려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자기의 행위에 대해 합리화시키고, 여러가지 이유를 끌어다 대고, 자기를 비하시키기도 한다. 자기자신을 극복하지 못할 때는 구차한 변명을 하게 된다.
내면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자기속에서 일어나는 오욕칠정을 있는 그대로 가감하지 않고 응시한다는 것이다. 그것에 대한 응답은 자기 위치에 맞는 것이어야 하며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상황에 따라 변한다면, 자기 정체성이 흔들리게 되어 힘을 모을 수가 없다. 자기가 누릴 기쁨과 자기에게 주어질 이익에 의해서가 아니라 가치에 따른 결정과 선택이어야 한다. 무엇보다 자기자신에게 떳떳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는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 하더라도, 자기에게는 그렇지 않은 경우를 만나게 되면 내적인 혼란을 겪게 된다. 하느님께 솔직하기란 어렵지 않다. 사람에게 솔직하기가 어려운 것이지. 주일 오후의 나른함과 공허함, 주일 저녁의 깊은 침묵. 오늘과 크게 다르지 않은 시간이 반복될 것이고 계속될 것이다. 목표를 세워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애를 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매일 주어지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도 버거워하는 사람이 있다. 컴퓨터를 켜고 작업하는 것도 귀찮다. 책을 읽으면서 중간에 잠깐 쉬는 것이 쉽지 않다. 글을 쓰면서 잠깐 쉬는 시간의 침묵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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