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퍼 전시회에 가서, 절반 정도의 시간을 책방에서 보냈다. 요새는 어느 책방을 가나 아니 에르노의 책이 꽂혀있다. <진정한 장소>를 구입했다. 그가 쓴 책들이 모두 자신과 관련된 일에 관한 것이어서, 그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 <칼 같은 글쓰기>를 읽은 것도 그가 왜 그런 일에 애대 그런 문체로 글을 쓸 수 밖에 없었는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잘 사는 것, 진짜로 사는 것을 ‘머릿속에 책이 있을 때, 책을 쓰고 있을 때’라고 말한다. 그럼 나는 어떤 때 정말 사는 것처럼 느끼는가. 어떤 경우에 나로써 나답게 살고 있다고 여기는가. 진짜로 살고 있구나라고 느낀 적이 있었던가, 등의 질문을 하게된다. 쉽게 답할 수 없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일까. 질문 자체가 너무 심오해서, 대충 살아서, 매일 매일 아무 생각없이 살아서 일까. 아니면 지금까지의 삶이 언젠가 다가올 ’진짜 삶‘을 위한 밑거름이어서. 그러니 지금 이곳에서 진짜로 산 것처럼 여겨지지 않은 것이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고. 글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