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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 너머를말 씀/생명의 말씀 2021. 12. 31. 09:48
스스로 세상을 떠난 사람들에 관한 소식을 가끔 듣습니다. 사람들에게 대중적으로 알려진 사람도 있고, 몇몇 사람들에게만 알려진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분들 중에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분이 없으리라는 법도 없습니다. 그런 소식을 전할 때 사람들은 말합니다. "그런 용기라면 어떤 세상에서든 살 수 없었을까?"라고요.
그러나 그분이 세상을 등진 것은 세상과 일과 사람과 자기 자신마저 끊어버리고 포기하고 버릴 용기가 없어서가 아닐 것입니다. 이 모든 것에 대한 절망일 것이었습니다. 깊고 깊은 어둠과 나락, 앞으로 갈 수도 없고 뒤로 물러설 수도 없는 진퇴양난, 그 어느 곳에서도 빛을 기대할 수 없는 막다른 골목에서 그나마 선택할 수 마지막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그 마지막 순간에서까지 선택할 수 있는 것을 '용기'라고 말하면서 그분에게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할 수 있는 권한이 우리에게는 없습니다. '저 너머'를 볼 수 있고, 그곳을 향해 머리를 들 수 있는 것. 사람들의 용기, 나의 용기라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성탄시기를 보내면서 계속해서 듣는 말씀이 있습니다. "어둠속에 빛이 비치고 있다.";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 빛이 세상에 왔다."; "그 생명이 나타났습니다. 그 생명에 대해 들었고, 보았고, 우리 손으로 만져 보고 샆려 보았습니다." 이런 말씀과 빛과 생명이 절망속에 있는 분들에게 스며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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