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금요 저녁반기도.영성/다네이 글방 2020. 7. 14. 20:35
열하일기 259쪽까지
''연암 박지원에 있어서 여행은 곧 길이고, 길은 곧 삶이며, 삶은 곧 글이다. 지금은 사는 우리도 길위에서 삶의 비전을 찾고, 삶의 비전에서 글로 생산할 수 있으면 자기지성의 주체로서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될 것이다.'' ㅡ고미숙 고전평론가
'백수', '한량', 자칭 ‘껄껄선생 ' 금수저' '엄친아' '프리랜서' '청년기에 우울증 환자'... 연암 박지원은 우울해지면 저작거리에 나가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친구사귀기에 열중했다. 초상화에서 느껴지듯 풍채가 좋고 호탕하며 격이 없고 기상이 있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중국 열하를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가면서도 주변의 모든 것을 관찰할 수 있고, 많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건 저 풍채에서 나오는 체력 때문 이었다는 소문이 있다. 서기 1780년 음력 6월 24일 오후에 280여 명의 조선 사람들이 압록강을 건넜다. 연암은 팔촌형 박명원의 부름을 받고 공식적인 직책 없이 북경 여행길을 따라나선 것이었다.연암의 거룩한 미학적 시선은 난하에서 배를 타고 가던 중 옆 사람이 ‘강산이 그림같이 아름답다’고 말할 때에도 '강산이 그림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그림이 강산에서 나왔다'는 점을 들어 조근조근 설명하고 사례들을 나열하는 명문장에서 글맛과 글멋이 느껴졌다.
열하일기의 포인트는 연암 박지원만의 문체와 유머 그리고 역설이다. 고문체에서 벗어나 자신의 문체(산문에 특히 소질이 있었다)를 구사한 연암은 정조에게 문체반정의 주동자로 꼽혀 반성문을 쓰라는 명도 받았다고 한다.
연암이 열하로 떠났던 1780년 이후 240년이 지났다. 지금 여행을 떠나는 것은 그때와는 많은 차이점 있다. 연암은 자신의 철학이나 사상을 여행 하는 도중 수시로 비교하여 깨우쳐 주시고, 사대주의로써 청을 보는(물론 되놈이라는 오랑캐의식이 깔려있긴 하지만)것이 아니라 냉철한 시각으로조선과 잘된 점과 부족함점을 말해주며, 압록강의 경계를 보고 도에 대한 서양사상, 불교사상등을 비교하며 알려주고 봉황산의 한양의 삼각산과 도봉산를 비교하고, 청나라 점포와 사는 모습 을 보며 이용후생에 대한 철학을 설파한다. 벽돌의 쓰임에 대해 가장 훌륭하다고 세세하게 알려주며 몇번이나 수시로 강조를 한다. 광범위한 경전 인용과 인물에 대한 설명은 그의 내공에 감탄을 하게 된다. 여행기로써 기본이 되는 풍경과 건물의 설명은 기본으로 세밀하게 설명해준다. 번역가의 사진이 첨부되어 더욱 이해가 수월하다. 중국 지역의 인민들의 사는모습과 지역의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편협하지 않는 그의 인품을 느끼게 된다. 한사람 한사람이 외교관이 된다는 말처럼, 연암은 그의 풍부한 지식을 교만 없이 펼치는 모습에서 조선의 지식인으로 모범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의 깨진 기와조각과 똥거름과 수레의 운용을 통해 조선도 청나라처럼 발전되길 바라는 그의 외침을 열하일기를 통해 알게되었다.
학생때 이분이 이런 책을 지으셨다 외기만 했다가 실제 보니 제목 그대로 여행일기입니다. 여러가지 다방면에 걸친 여행, 건축, 종교, 외국문물, 관료, 역사등등... 챕터마다 본인의 깊은 지식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재밋는 책은 아니었지만 그시대의 지식인의 사고와 생활상, 인간관계를 엿볼 수 있었네요. 아쉬윘던건, 너무 중국에 치우치지 않았었나하는 느낌이 들더군요. 사대주의라할까요. 지금 저희가 미국에 의존하는것보다 더많이 깊게 들어간 느낌을 갖게 됩니다.
열하일기 1권 압록강~심양 여행을 시나리오 삼아 자신의 주장을 피력하고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타자의 목소리로 들려주면서 조선의 변화와 발전을 바라는 마음을 본다. 사람들을 만나고 현장답사를 하며 실행해 보는 자는 정보를 수집,가공하여 신지식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철학] <질투하는 마음과 평등>, [인문] <이용후생>, [학문] <글공부 방법 차이>, [지리 ]<요동벌판-한바탕 통곡하기 좋은 곳>, [민요] 성주풀이 <십리하>, [지명]<소흑산>, [예술] <그림과 시와 형상>, [경제] <중국 무역에서 우리나라 상인의 자세>, [사회] <중국상인의 사농공상 비교>, [행정] <선비의 세 등급>,
다방면 모든분야에서 산지식인의 면모로 우리를 열하일기속에 빠지게 한다.참으로 세상살이가 다 같구나 싶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바깥나라나 국내나, 등쳐먹는 여러 부류 사람들. 글로 우정을 나누던 한밤중 일탈속에 만난이들. 털뽑힌 닭, 노부부품속의 개, 하얀 석류꽃 실감나는 표현력으로 실제 내 눈앞에 보이는듯한 구름.하늘.별.무더운 습기.빗방울.강.뻘... 모든게 정스럽다. 아는만큼, 알고자하는 열정만큼 보인다했나. 벽돌부터 똥거름의 효용까지 조사하고 풀어놓은 작가의 열정에 감탄해본다. 읽다보니 자연스레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이 떠오른다
동시대를 살다간 두사람의 여행기를 비교해가며 읽는 재미도 남다르다이용(利用), 후생(厚生), 정덕(正德). 온고지신 (溫故知新) 박지원의 열하일기가 새롭게 느껴진다. 호모루덴스 (놀이하는 인간) 박지원은 체제와 제도를 떠나 시공간 문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사실을 인식하고 받아들인다. 문체반정을 통한 발상의 전환으로 능동적 관계를 통한 표현이다.
1천 2백리에 걸쳐 한 점의 산도 없이 아득히 펼쳐진 요동벌판에서 “아, 참 좋은 울음 터로다, 가히 한번 울 만하구나” 울음 소리가 천지에 가득차서 금석으로부터 나오는 울음은 어떻게 나오는 것인가? 사람의 감정은 칠정으로 기쁨,성냄,슬픔,즐거움,사랑,미움,욕심이 사무 쳐서 울게 된다. 불평과 억울함을 풀어버림에 소리보다 빠른 것이 없고,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곳에서는 울음과 웃음이 극치에 달하면 웃음과 울음은 다르지 않다.
연암의 열하일기를 여행하면서 조선후기이면서 현재를 재현하는 문체와 변화를 엿볼 수 있었다. 연암은 주체의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고 탈주체화의 여정을 걷고자 하였다. 나의 여정도 변화되고 주인으로 살아 갈 수 있는 여행자 순례자가 되기를 바라고 기원해본다. 그 곳 주민들과 소통을 넘어 친분을 나누고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배려하는 마음을 느끼고 손님을 귀하게 여기는 모습이 감동이다.
연암의 우정은 남다르다. 시장, 거리, 술집, 대평원, 골동품가게, 말등 등 어디서든 그들과 소통하고 술마시고 필답으로 대화하고 밤을 지새도록 논다. 그들과의 소통을 넘어 진정한 우정으로 발전한다. 그리스의 현인들은 우정과 철학만 있으면 노년에 행복해 질수 있다고 한다. 백탑파는 아니래도 다네이 글방도 우정으로 책이 주는 여행을 하고 여행길 위에서 삶을 이야기 하며, 삶속에서 글을 쓰는 다네이파 우정으로 더욱 발전하기를 바란다. (최 막달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