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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길 싸움생활글/생활 속에서 2020. 6. 30. 16:10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어제 밤부터 지금까지 아주 많이 내리고 있습니다. 물길을 살피러 밖으로 나갔습니다. 물길이 제멋대로 흐르고 있었습니다. 쏟아져 내린 물로 흙과 모래가 길을 덮고 있었습니다. 예상보다 심각했습니다. 물길을 조금씩 바꾼 곳도 있지만 대부분 그대로 두었습니다. 물길을 바꾸면서 생각했습니다. 물은 가장 빠르게 낮은 곳으로 갈 수 있는 길을 찾습니다. 위에서 아래로 수직 강하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중력의 법칙이라고 하겠지만, 물의 특성이라고 해도 될 것입니다. 물의 이런 특성 때문에 땅에서도 가장 낮은 곳으로 가장 빨리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을 찾습니다. 구부러진 길이 아니라 뻥 뚫린 직선을 좋아합니다. 물길은 가장 약한 곳을 찾아 낮은 곳을 향해 흐릅니다. 이런 물의 특성을 알고 사람들은 약한 곳을 강하게 하여 물길을 조정합니다. 물길은 자기가 뚫고 갈 수 없는 장애물을 만나면 잠시 멈추거나 피해갑니다. 물길에서 만나게 되는 이런 크고작은 장애물로 물길이 상당히 다른 곳으로 뚫려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선인들은 우리에게 물의 이런 특성을 보며 배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낮은 곳을 향하는 겸손과 베풀어야 할 것이 있으면 즉시 행하는 신속함과 멈추고 되돌아 보는 사려깊음과 약한 자들을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자비로운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