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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저녁 시간생활글/생활 속에서 2020. 6. 23. 21:32
바닥이 드러난 우물입니다. 빈 울림만 가득합니다. 물이 고이기를 기다립니다. 차고 넘쳐야 하는데 고이지 마자 퍼내기만 합니다. 맞고 그름의 문제가 아닙니다. 밖에서 들어가는 것이 있고 그것이 숙성되어야 하는데, 유입되는 것이 빈약하기 때문에 당연한 일입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었기 때문에 지금은 견딜만 합니다. 어떻게든 이 시간은 지나가기 마련입니다.
오래 전에 떠난 본당 교우에게 전화할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사람들의 오해로 인해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렵겠구나라고 생각했을 뿐인데, 본인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마다의 체험이 다르기 때문에 저마다의 기억이 다릅니다. 나에게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되어 있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쓰디쓴 기억일 수 있습니다. 어제 하지였기 때문에 8시가 될 때까지 환했습니다. 비가 오려는지 끈끈한 바람이 불었습니다. 새로운 어휘를 확보해야 합니다. 사전을 외워서 될 일이 아니라, 경험의 폭을 넓히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