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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서 어디로생활글/생활 속에서 2019. 4. 20. 09:10
4월 20일, 토요일
어디에서 오셨나요? 어디로 가시나이까?
'어디에서 오셨나요'라는 질문은 과거에 대한 질문이다. 근원과 시작과 태어남에 관한 이야기다. 태어남이 없는 사람은 없지만, 자신의 태어남을 본 사람은 없다. 세상안에 태어나있는 자신을 볼 뿐이다. '어디로 가시나요?는 미래에 대한 질문이다. 처음 가보는 곳이고 열려있는 곳이고 예측불가능한 것이다. 어디로 가야할지 알고 있다면 그곳은 미래는 아니다. 누군가 그곳에 갔다온 사람이 있어, 그의 이야기를 듣는 다면 과거에 대한 이야기일 뿐이다.
사람들은 주님께서 어디에서 오시어, 어디로 가시는지 알고 싶어한다. 주님을 향한 질문이지만 자신과 관련된 질문이다. 주님께서 그런 질문에 답변을 하시지만, 사람들의 이해는 부분적인 것 뿐이다. 유한한 물질로 한 자리와 시간을 차지하고 계시는 분이지만, 그곳에 속한 분은 아니시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님 스스로 "바람은 불고 싶은 대로 분다. 너는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영에서 태어난 이도 이와 같다."(요한 3, 8)라고 말씀하신다.
예수 그리스도 그분은 상징과 은유와 상상으로 밖에 이해할 수 없는 분이시다. 그것들을 뛰어넘지 않으면, 그것들을 꿰뚫어보지 않으면 안된다. 유한한 존재인 사람이 영원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일까. 입술이 더럽고 마음이 어둠으로 덥혀있는 사람들은 헤아릴 수 없는 그분의 자비에 맡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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