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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의 계절이거저것/사 진 글 2015. 8. 2. 10:03
8월 2일, 토요일
연꽃은 썩고 고인 물에서만 피는 줄 알았다.
외갓집이 있는 마을 한 가운데에 방죽이 있었다.
삼백 호 되는 집들의 폐수가 모이는 곳이었다.
집안 쓰레기를 버리기도 했다.
물이 깨끗할래야 깨끗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 방죽에서 여름이면 연꽃이 피었다.
연꽃 향기가 골목과 집을 가득 채웠다.
부처님이 연꽃을 높이 들어 올렸다.
사람사는 세상살이에 대해서 말씀하시면서 그랬다던가.
그것을 보고 용수라는 제자가 살짝 웃었다.
짓밟히고 버림받고 추하고 고통과 괴롬으로 가득한
바로 그곳에서 연꽃처럼 피어나라는 스승의 말을 알아들었다는 말일까?
주님께서 십자가에 매달리셨다.
겟세마니 산을 넘어 골고타 산에서 높이 들어올려졌다.
그분의 어머니가 함께 하셨고 사랑하는 제자 요한이 함께 했다.
그분으로 부터 사랑 받았던 여인들도 함께 했다.
바로 그곳에서 그분의 부활을 목격한 사람들이기도 했다.
어둡고 괴롭고 고통스런 세상 한가운데 주님의 십자가가 있다.
세상을 정화시키며 그곳에서 꽃이 핀다.
썩은 물을 정화시키며 연못의 수련이 핀다.
수련 너머로 하늘이 보인다.
<정원 연못의 수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