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겪는 모든 고통의 형태속에서, 온 고통의 세계 밑바탕에서, 불가피하게 “왜?”라는 물음이 일어납니다. 그것은 고통의 원인, 이유에 관한 물음일 뿐만 아니라, 고통의 목적에 관한 물음이며, 고통의 의미에 관한 물음입니다. ... (고통에 관한 물음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물을 때도 그러하고,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게 물을 때도 그러하며, 마찬가지로 인간이 하느님께 물을 때도 그러합니다. 흔히 바로 세상에서 인간에게 고통이 오고 있는데도, 인간은 이 물음을 세상을 향해 묻지 않고, 세상 창조자이며 주인이신 하느님께 묻습니다. (요한 바오로 2세, <구원에 이르는 고통>, 9항)
*** ‘고통은 왜?’라는 질문에 답을 찾을 수 없는 것은 질문의 대상이 잘못 되어서가 아니라, 고통의 ‘신비’ 때문에 그 누구에게 질문을 한다 하더라도 명쾌한 답을 얻을 수 없다. 그렇다고 신비의 베일로 덮어두기에 고통은 너무도 현실적이고 인간의 삶 깊숙한 곳까지 파고 들어 와 있다. 고통에 대해 인간적으로 응답한다는 것은 고통에 대해 의미를 찾는다는 말이다. 그렇지만 인간적인 응답만으로는 만족할만한 답을 결코 얻지 못할 것이다. 신앙과 더불어 고통에 대한 답을 찾고, 받아들이고, 껴안고 가야할 고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