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에서 문학의 역할>, 교황 프란치스코 서한, 2024
1. 처음에 저는 사제 양성에 관한 제목으로 이 서한을 쓰고자 하였습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이 주제는 사목 활동에 몸담은 모든 이 그리고 모든 그리스도인의 양성에도 적용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서한으로 저는 개인의 인격 성숙의 여정에서 소설과 시를 읽는다는 것이 지니는 가치에 관하여 다루어 보고자 합니다.
2. 종종 휴일의 무료한 시간에, 인적 없는 동네의 한적함과 무더위 안에서, 좋은 책을 찾아서 읽는 일은 유익하지 못한 선택들을 멀리하게 해 주는 오아시스를 우리에게 마련해 줄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권태나 분노, 실망이나 실패의 순간들에 내면의 평온함을 구하는 데에 기도가 도움이 안 될 때에도 한 권의 양서는 마음의 평화를 찾기까지 우리가 그 풍랑을 다스리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시간을 들여 독서하는 것은, 인격 성숙을 저해할 수 있는 강박적 사고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우리를 도와주는 새로운 내면의 공간을 열어 줍니다. 실제로, 소셜 미디어와 휴대전화와 그 밖의 기기에 끊임없이 노출되기 이전에 독서는 우리가 흔히 경험하던 것이었습니다. 독서를 해 본 사람은 저의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 것입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완전히 시대에 뒤떨어진 일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