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리 무뚝뚝할까. 사람에게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기계에 대고 말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귀찮으니, 빨리 간단하게 말하라고 압박하는 것 같다. 넘을 수 없는 칸막이가 쳐져 있는 곳에 있는 사람처럼 여겨진다. 절박한 사람의 심정과 아무 관계없다. 그 사람 앞에서는 죄인처럼 눈치 봐가며 조심스레 이야기해야 한다. 왜 그렇게 쌀쌀할까. 나에게 그렇게 교만을 떨어서 무엇을 어떻게 하자는 건지 잘 모르겠다. 내가 이 자리에 오기까지 내가 어떤 고생을 했는지, 너희가 알기가 해, 라고 말하는 듯하다. 똑똑하고 이름이 널리 알려니고 유능한 사람도 좋지만, 살과 피를 가진 사람과 함께 이야기하고 싶다는 것을 모르는 걸까. 그러허게 긴 시간 공부하면서, 도대체 사람에 대해 무엇을 배웠을까. 사람을 기계처럼 작동되는 살아있는 생물체라고만 여기고 있을까. 상대방에게 감정이입되고 공감할 때, 자기가 혼란과 어려움속으로 빠진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미리 방어막을 치는 것인가. 객관적으로 보야 하는데, 주관적인 감정과 생각때문에 일을 그르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해야 할 일이 많아 여유가 없어서일까. 어떤 직군에 관한 생각과 느낌이다.
“예수님께서 베타니아에 있는 나병 환자 시몬의 집에 계실 때의 일이다.“(마태 26,6) 예수님께서 ’나환자의 집’에 계신다. 모든 사람이 회피하고 멀리하고 있는 나환자이다. 사람들은 나환자가 가까지 오는 것을 꺼려 했다. 나환자가 먼저 다른 사람이 없는 곳으로 피해 살아야 했던 때의 일이다. 그런 ‘나환자’의 집에 아무렇지도 않게 머물렀던 예수님은 도대체 어떤 분이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