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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생활글/생활 속에서 2025. 3. 27. 21:43
오늘 무엇을 했나? 아픈 몸과 씨름하면서 보냈던 것 말고 한 것이 없다. 몸을 내 맘대로 할 수 없으니, 다른 그 어떤 것도 할 수가 없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냥 있음‘이 좋다. 그 누구에게도 아무 말 하지 않고, ’그냥 있음‘이 편하구나, 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교향곡의 1악장이 끝나고 2악장을 시작하기 전의 침묵과 기다림의 시간이다. 기다림이라고 말하지만, 뭔가 시작되고 뭔가 일어나지 않아도 괜찮다. 침묵은 그 자체가 목적이다. 다른 것을 기대하면서 침묵할 때, 침묵은 변질된다. 기다림 또한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는 기다림이어야 한다. 막연한 동경과 그리움같은 것이어야 참된 기다림이다. 또 하루가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