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떠남과 머뭄생활글/생활 속에서 2024. 8. 20. 08:38
자기 집 아닌 곳에서 자기 집에서 지내는 것처럼 불편없이 지낼 수 없다. 새로운 곳에서는 새로운 일, 낯선 일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산다는 것은 이런 새로움을 해결하고 적응하고 체념하고 견뎌내는 일이다. 여행은 떠나기 전의 설렘과 마친 다음의 행복함이다. 떠남과 마침 사이의 시간은 불편함과 괴로움을 견뎌내는 것이 대부분이다. 호화 관광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떠남 자체가 목적인 때가 있었다.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아이처럼. 시간이 지나가고 세월의 흐름안에서 떠남 보다 머뭄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빅토르 위고가 타향에 살면서 자기 고향에 사는 듯 편하게 사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여행자, 순례자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