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하다. 나쁜 생각과 악한 마음으로 외부로 부터 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자기 생각을 포기하게 하는 것에 대한 거부한다. 자기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에 무시한다. 자기와 상대적인 것에 대한 불편함이다. 잠깐동안 미워하다가 사라지는 경우도 있고, 지속적으로 미워하는 경우도 있다. 미움이 자기 삶의 한 축이 되어버린다. 자기존재의 근거를 미움에서 찾는 경우도 많다. 투사된 미음이든 뭐든 관계가 없다. 자기가 미워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것에까지 미움이 확장되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하면서, 상대방의 세계 자체를 거부하기도 한다. 반대로 생각하면 상대방에게는 전혀 불편하지 않는 것이고,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다만 그것이 내게 불편하다는 것뿐이다. 나와 너의 관계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삶의 축, 삶의 중심, 삶에서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성찰과 자각이 필요하다. 이것을 찾으려는 솔직한 마음, 이것을 마음속에 간직하려는 겸손한 마음, 나와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려는 마음, 나에게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것을 내려놓고 포기하려는 일상의 '작은 죽음들'. 십자가의 성 바오로의 말을 빌자면, 신비적인 죽음을 통해서 자기라는 작은 감옥에서 풀려나 자유롭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