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움, 새로운 것에 익숙해진다는 말입니다. 낯선 것을 받아들이면서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아무리 '네비'가 발달되었다 해도 처음 가는 길은 긴장되고 불편합니다. 교통상황이 아주 복잡하고 주차할 곳도 마땅찮은 시내로 들어갈 때는 더욱 그러합니다. 새로운 공동체에서 사는 것도 긴장과 불편함과 갈등이 잇게 마련입니다. 그것이 너무 강해 말싸움으로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매일 똑같은 생활이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항상 새로운 날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고, 그 시간 안에 만나는 사람도 새로운 사람이여, 그 시간 안에 일어나는 일도 똑같은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새로운 것에 대한 신선함과 새로운 것에 대한 불편함이 공존한다는 말입니다. 예상하지 않았던 일이 터졌을 때. 나이 들어가면서 몸이 아픈 것이 지극히 당연한 것임을 알고 있지만 갑자기 몸에 이상이 생겼을 때 불안합니다. 자유롭지 못하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신다"라는 주님의 말씀을 삶의 진리, 태어나서 자라고 병들고 늙어 죽는 것을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라는 말씀으로 이해하고 싶습니다. 죽음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나이가 일흔 살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았다는 사람을 보고 놀란 적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건강하게 살았고 지금도 건강하게 살고 있는 복된 사람이기 때문에 그러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회피하고 있지 않았나, 살아있는 것들이 갖고 있는 생명의 지속에 대한 맹목적인 욕구가 너무 강한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했습니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로 삶을 잿빛으로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즐겨야 할 삶에 대한 기쁨을 빼앗아가는 죽음을 직시하라고 강요할 필요도 없습니다. 죽음과 관련된 이야기가 회피해야 하는 것이고, 가능한 멀리해야 하는 것이 아닌 일상의 것으로 될 때 죽음으로부터 조금은 자유롭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