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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을 중시했지만, 체험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취재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체험은 소설 속에서 흔히 변형되거나 결합되기도 하죠. ... 체험도 일종의 상상력이더군요. 유년기의 기억은 강력한 대목도 있지만, 하나의 기억과 다른 기억 사이를 잇는 것은 상상력일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강력한 기억도 자기 상상력에 의해 부풀려지거나 왜곡된 것이 많더군요. (<우리가 참 아끼던 사람>, 76-77)
*** 내가 기억하고 있고 내가 체험한 것이 나의 것이지만 이것이 어떤 목적과 지향에 따라 쓰여지지 않을 때 강변의 모래알처럼 내 속을 떠돌아 다닐 뿐이다. 이런 기억과 체험을 바탕으로 자기 생각을 넓히고 깊게 해나가는 것을 자기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