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자와 정치학자들도 종교적 믿음은 필경 인류 역사에서 동기를 부여하는 가장 강한 추동력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종교적 신념, 태도, 영감은 사실 인간의 심층에 뿌리박고 있으며, 엄청난 변혁을 진행시킬(또는 저지할) 수 있다. 도덕적.정치적 에너지를 활성화시킬(또는 차단시킬) 수 있다. 이것의 참담한 사례를 한 가지만 들자면, 수십 년 전부터 여섯 차례의 전쟁으로 터져 나온 '거룩한 땅'을 둘러싼 갈등이다. (<나는 무엇을 믿는가>, 한스 큉/이종한, 분도출판사, 2022, 191)
☞ 하느님의 이름으로 시작된 전쟁이 생중계되고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도대체 인간의 DNA에 무엇이 있길래. 하느님이 문제가 아니라, 하느님에 대한 믿음의 표현 때문일 것이다.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강해서 문제다. 하느님을 몰라서가 아니라, 하느님을 믿는 인간에 대해 너무 모르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법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사회와 경제와 정치와 관련된 인간적인 욕망 때문이다. 너무 거리가 멀고, 우리와 너무 다른 사람들의 일이어서 관망만 하고 있다. 우리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그들도 지금의 우리처럼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