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늘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문하는 것일까? 왜 나는 늘 만족하지 않고 내 소명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하는가? 나는 이곳에서 행복했다. 그러나 내면 깊은 곳에서 만족할 수 없었고 내가 속해야 하는 곳이라는 느낌으로 편안할 수 없음을 알았다. 내가 빈민가를 지키거나 바꿀 수는 없다. 만일 하느님께서 나를 그런 가난한 삶으로 부르신다면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명하게 보여주실 것이고, 그것을 하기 위한 강한 힘도 주셨을 것이다. (<토마스 머튼의 시간>, 1941년 11월 4일)
☞ 보나벤투라 대학에 머물면서 가끔 할렘 빈민가에서 봉사하고 있을 때 쓴 글이다. 만족함. 생활할 때 필요한 것이 모두 채워졌을 때에 주로 사용하는 말이다.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있을 때, 몸이 건강할 때,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원만할 때,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을 때... 등. 이렇게 되면, 행복할까? 만족함과 행복함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가? 만족함은 일차적으로 물질적인 것에 관한 말이고, 반면 행복함은 삶의 질과 그 사람의 내적 상태와 관련된 말이다. 세상에서 살아야 하기 때문에 물질적인 것이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전부가 아닌 정신적이고 영적인 채워지지 않으면 결코 만족하거나 행복할 수 없는 존재, 인간이다. 인간이라는 이름으로 이 세상에 머물고 있는 한, 그의 마음속에 편안한 쉼이 없는 이해할 수 없고 신비로운 존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