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이스라엘 자손들이 울부짖는 소리가 나에게 다다랐다. 나는 이집트인들이 그들을 억누르는 모습을 보았다. (탈출 3, 9)
* 고통속에 있는 사람과 함께있는 것, 고통때문에 울부짖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 고통이며 무기력함의 시간이다. 자기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있는 고통이라면, 그런대로 견딜 수 있다. 그런 고통에 대한 그럴듯한 해설뿐 아니라, 고통으로부터 헤어나올 수 있는 그럴듯한 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줄 수 있다. 그러나 자기 가까이 있는 고통, 자기가 몸으로 채우지 않으면 안되는 고통이라면 문제는 달라진다. 자기를 혹 자기와 관련된 사람을 고통스럽게 한 사람을 특정할 수 있다면, 그 사람에 대한 미움과 분노와 증오가 마음을 가득 채우게 된다. 이것이 인간에 대해 절망하게 만든다. 삶을 비관적으로 보게 한다. 자신의 처지에 대해 스스로 이해하고, 자신의 고통이 결코 나누어 가질 수 없음을 알고 있기 때문에 타인으로부터 이해받기를 원한다. 고통처럼 현실적인 것이 없지만, 고통처럼 짙은 어둠속에 있는 것도 없다. 신비이신 하느님이라고 말들하지만, 고통처럼 신비로운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