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그것은 무엇보다도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서 행하는 것이다. ... 나는 나를 본거지로 삼았던 그 질투가 꾸며내는 온갖 상상과 행동들을 묘사하려고만 애쓰며, 개인적이며 내밀한 것을 느낄 수 있고 알 수 있는 실체로 변모시키려고만 애쓰고 있다. 내가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 형체 없은 익명의 사람들이 아마도 그것들을 제 것으로 삼을 것이다. 여기에 기록되어 있는 것은 더 이상 나의 욕망, 나의 질투가 아니라 그저 욕망, 질투에 속하는 것이고, 나는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난 곳에서 작업하고 있는 것이다. (<집착>, 43)
☞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는 것'은 타인의 평가, 외적인 규제, 전통과 관습을 거부한다는 말이다. 자기가 행했던 그 일 자체, 자기가 체험했던 바로 그것, 자기 몸에서 일어나고 있는 느낌을 솔직하게 바라보고 받아들인다는 말이다. 날것으로 다가오는 이것을 밑바탕에 두지 않고, 타인의 시선과 평가를 우선시할 때, 사람은 '자기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으로부터 부가되는 자기 아닌 생활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글쓰기는 자기를 세우고 확립하고 주체적으로 살기 위한, 삶의 핵심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