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공간에 갇혀 정해진 일정대로 단조로운 일상을 살아야 하는 수감자들은 극단적인 수준의 지루함을 느낀다. 보통 사람들이 일요일 오후에 느끼는 감각도 이와 비슷하다. 일요일 오후에는 시간이 더디게 흐른다. 부정적인 의미에서 지루함은 흐르지 않는 것 같은 시간을 자세하게 느끼는 결과다. 이때 사람들은 불편할 정도로 자기자신과 가까워졌다고 느끼지만, 뭘 해야 할지 모른다. 지루함이란 시간속에 사로잡혀 있는 스스로를 지각하는 일이다. 이때 시간 지각과 주체성 지각이 동시에 일어난다.... 철학적인 문장으로다시 설명하자면, "자연은 권태 속에서 아주 불편한 자기 인식을 이루어 낸다"고 할 수 있다. 이 감각은 스스로에 대한 자각은 물론이고 공허함이라는 감각과도 맞닿아 있다. 마치 관찰의 대상이 텅 비어 있기라도 하듯 말이다. 하지만 이런 공허함을 자각할 때 주체성은 매우 강해진다. (<시간 제어>, 148)
'리브리 > 책 요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자아이 기억-아니 에르노 (0) 2023.05.23 시간 스트레스-시간 제어 (0) 2023.04.14 시간 제어 (0) 2023.04.13 시간 제어 (0) 2023.04.12 맹인과 대성당 (0) 2022.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