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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소명을 받는가리브리/책 요약 2022. 7. 10. 21:10
수목한계선 바로 아래의 척박한 땅과 기후는 가문비나무의 생존에 고난이 되지만, 울림에는 축복이 된다. 메마른 땅이라는 '위기'를 통해 나무들이 아주 단단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목재에 울림의 소명이 주어진다. (<울림>, 마틴 슐레스케/유영미, 니케, 2022, 20)
☞ 몇 년 전, '인터파크 명동서점'에서 북 콘서트 할 때 <가문비나무의 노래>를 소개했습니다. 그때 <가문비나무의 노래>를 번역했던 유명미 씨가 함께 참석했습니다. 유영미 번역가가 말씀하시길, 시중에 나와 있는 <가문비나무의 노래>가 축약본 비슷한 것이어서 다시 번역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며칠 전에 새로 번역된 책을 받았습니다. <울림>이라는 두툼한 책이었습니다. 그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마음속에서 맑고 깊은 울림이 퍼져나가게 하는 구절을 아주 많이 만납니다. 마틴 슐레스케가 악기 제작 마이스터일 뿐 아니라, 깊은 영성을 지닌 마이스터임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는 말합니다. 우리 삶을 풍성하게 하고 깊이 있게 하고 영적인 차원으로까지 들어 올려지게 하는 것은 우리가 자신의 삶에 대해 해석을 하고 그것을 비유적인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을 때라고. 그리고 삶을 해석하기 위해서는 일상의 삶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들을 잘 보고 듣고 느껴야 한다고. 그의 말이 타당성이 있고 영성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하느님의 창조와 하느님의 육화신비를 달리 표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영성에 대해서 말들을 많이 합니다. 영성은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이 세상 아닌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지극히 현세적이고 물질적이고 세상적인 것 안에서 하느님의 손길을 보는 것입니다. 더운 여름의 고단함을 잠시라도 잊게 하는 <울림>이 있어 이번 여름은 지낼만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마틴 슐레스케는 사람이 소명을 받는 것에 대해 말합니다. 하느님께서 어떤 사람에게 소명을 주시고, 그를 당신의 사람으로 부르시기 전에 그에게 시련을 겪게 하신다는 것입니다. 그가 겪은 시련을 통해서 그의 온몸과 마음속으로 하느님의 소리가 퍼져나가게 하고, 그가 하느님의 소리로 가득 찼을 때 그를 부르시고 그에게 소명을 주신다고요. 마틴 슐레스케의 뛰어남은 이런 말을 할 때, 자연의 이치와 그의 체험을 통해서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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