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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 중에생활글/생활 속에서 2022. 6. 9. 22:25
의식적으로 일을 피하고 있습니다. 책읽기도 멀리하고 있습니다. 글쓰기도 대충하고 있습니다. 예전보다 더 많이 자주 숲으로 갑니다. 새소리를 듣고 바람소리가 있어 심심하지 않습니다.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봅니다. 머리보다는 마음과 감성을 주로 쓰는 사람이었는데, 머리를 엄청 많이 썼습니다. 아주 큰 중압감속에서 살았습니다. 그렇지만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얻은 것도 많습니다. 여러가지 다양한 주제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육체적인 일이든, 정신적인 일이든 너무 밀어부치기만 하면 안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한풀 꺽인듯한 느낌이 들지만, 오히려 남은 시간을 더 잘 사용할 수 있을 것처럼 여겨집니다. 남은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지 알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많이 남습니다. 그렇다고 지루하거나 따분하지 않습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얼마든지 지낼 수 있습니다. 사람을 만나지 않고 이야기하지 않고 의미있는 일을 하지 않고 혼자 그냥 있는 것 자체를 즐길 수 있습니다. 어둠과 고요속에 깊이 가라앉아 있을 때 편안합니다. 물론 언젠가 폭풍우 속으로 밀려 들어갈 때가 있을 것입니다.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쯤 아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밖에서 안으로 받아들이는 것보다 안에서 밖으로 내보는 것이 많아져야 할 때라 생각합니다. 지금부터 밖으로 내보낸다 하더라도 다 하지 못할 일입니다. 언젠가 형제들과 이야기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죽을 때 자기가 갖고 있는 돈을 다 쓰지 못하고 죽는다고. 어찌 돈 뿐이겠습니까. 자기가 받은 사랑, 자비, 너그러움, 기쁨, 행복, 축복 등. 하늘로부터 받은 것을 모두 세상에 되돌려 주고 하늘로 다시 간다면 행복한 사람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