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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기도.영성/다네이 글방 2021. 11. 9. 22:21
"요새 렌트카 상황은 어때요?" "좋습니다." 그래요? 자영업 하는 분들이 모두 어렵다고들 하던데요. 의욉니다." "사람들이 외국으로 나가지 못하니까, 부산이나 제주나 광주 등에서 오는 여행객이 좀 있습니다. 그분들이 이곳에서 렌트카를 사용 하시더라고요. 코로나 때문에 조금 도움을 받았다고나 할까요. 코로나가 완화되면 모두들 외국으로 나가 옛날처럼 한산해 지겠죠."
세상사는 이치가 그러합니다. 한쪽에서는 어려워 죽겠다고 야단이지만 바로 옆에서는 바로 그 어려움의 덕을 보고 있는 사람이 반드시 있게 마련입니다. 렌트카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글방 생각이 났습니다.
지난 2년동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글방모임도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글방의 어려움이라고 해봤자, 대면모임을 하지 못한다는 것과 대면모임을 한다고 하더라도 여기저기 눈치를 보아야 했다는 것 뿐이었습니다. 그것도 잠시, 몇 개월 후부터는 비대면모임으로 전환되면서 비대면 모임의 장점을 마음껏 누릴 수 있었습니다. 대면모임할 때는 가능한 많은 사람이 쉽게 참석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야 했는데, 그것이 쉽지 않았고 장소를 빌리는데 지출되는 경비도 만만찮았습니다. 그런데 비대면 모임으로 전환되면서 장소와 공간의 벽이 사라지고 시간 선택도 비교적 자유롭게 할 수 있었습니다. 더구나 '방콕' '집콕'해야 하는 시간이 많았죠. 마음대로 여행을 할 수가 없었고 운동하는 것도 제약을 받았고, 술을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는 것도 마음대로 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삶에 기쁨을 주는 수단과 길이 막혀 버렸던 것입니다.
이 무료한 시간을 때우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책이나' 읽어 볼까 하는 사람이 생겼을 수 있고 '글이나' 한 번 써볼까 하는 사람도 나타났을 것입니다. 그나마 글방 모임이라도 있으니, 이곳에서 수다를 떨 수 있었고여유로운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도 있었겠구나라는 생각도 들고요. 책읽기와 글쓰기의 특징이 기본적으로 혼자해도 되고 혼자할 때 더 잘 할 수 있는 행위죠. 그래서 코로나 사태로 벌어진 상황이 오히려 책읽기와 글쓰기에는 최적이 아니었나라는 생각말입니다.
'위드 코로나'와 더불어 일상으로 되돌아간다면 '다네이 글방'에서 추구하고 있는 책읽기와 글쓰기에 대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렌트카 회사의 사장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글방도 코로나 전의 상황으로 되돌아 갈 것인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 자신을 위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일을 함께 하자고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고, 오지도 않을 사람을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고, 다른 많은 재밋거리를 외면한 채 책과 글과 씨름하고 있는 자기가 잘못살고 있지나 않은가라는 생각으로 스스로 위축되지나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사람이 어떤 존재인지 조금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자기에게 조금이라도 이득이 되고 새로운 것이고 재미있는 것이 나타나면, 그동안 자기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었던 것에 대한 약간의 아쉬움을 간직하면서 버린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