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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생활글/생활 속에서 2021. 8. 6. 21:54
무엇인가 결정하고 선택하면서 세상을 살아갑니다. 자기 삶의 흐름과 방향 바꾸는 아주 중요한 결정과 선택이 있는가 하면, 대수롭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이런 결정과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몸에 배어있는 습관과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전통과 자기경험과 지식과 다른 사람의 의견 등 수없이 많은 요인이 있을 것입니다. 시간적으로 보면 과거의 시간과 현재의 시간과 미래의 시간이 한데 뒤섞여 무엇을 결정하고 선택하는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많은 요인들을 자기 내면에서 통합시켜 어떤 것을 결정하고 선택하게 하는 경향을 가치관과 인생관이라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신앙생활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가치관과 인생관에 신앙이라는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해야 할 것입니다.
신앙생활하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신앙생활을 좁혀서 수도삶이라고 하면 더 낫겠습니다. 무엇을 바라면서 살았던가? 믿음이라는 것이 있기나 했던가? 스스로 이와 유사한 질문을 할 때마다, 자기 삶의 목적과 목표가 뚜렷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초라하게 여겨지곤 했습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무엇을 '위하여' 무엇 '때문에' 살았던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는 말로 '그냥' 살았던 같습니다. 손에 쥐고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는 이유가 바로 이런 삶의 태도였구나라는 것을 요즘 절감하고 있습니다. 손에 쥐고 있는 것이라고 하여, 물질적인 것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추상적인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삶에 대한 만족도라고 표현하면 조금 나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매일 먹고 자고 일하며 살았던 것에 대한 후회가 아닙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채워지지 않을 것 같은 마음의 빈자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렇다고 하여 지금 지금까지의 삶의 태도와 방식이 바꾸어질 것 같지도 않고, 그렇게 전환화기 위한 내적 힘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일하고 활동하고 기도하고 생각하고 묵상하고 배우고 읽었고 썼던 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내가 받아들였고 내속으롤 들어왔던 이 모든 것들이 어디로 갔으며 어떻게 되었을까? 이것들을 통해 품위있는 한 사람이 되었고, 주어진 삶에 뿌리를 깊게 내릴 수 있게 되었던가? 반대로 매일 그저그렇게 살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헛되이 살았다고 할 수 있을까? 헛 생각이라고 해야 할지, 지금까지의 삶을 되돌아보기 위한 성찰이라고 해야할지 알 수 없는 생각의 파편과 고리속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