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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교육자료/산과들과내 2021. 4. 24. 21:27
산길을 걷다보면 직감적으로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가던 길을 멈추고 둘러보면 아주 작은 꽃을 발견할 때가 많다. 꽃이 너무 작아서 이기도 하고 주변 풀잎이나 나뭇가지에 가려져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봐주지 않으면 그렇게 몇 일 피어 있다 사그러질 꽃이다. 이 꽃에 붙여진 이름이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야생화라 부른다. 이곳에 살면서 만나는 꽃들은 모두 야생화다. 사람이 일부러 심은 꽃이 아니라, 자기대로 자라 자기대로 꽃을 피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야생화의 특징이 어떤 것이 있을까 생각해 본다. 다음과 같은 것들이 떠오른다. 주변 산과 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이다. 꽃이 피기 전에는 풀이나 나물처럼 보인다. 일반적으로 꽃이 작다.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발에 밟혀도 살아나고 꽃을 피운다.
여기저기서 피어나고 있는 야생화와 연두빛 새싹을 보면서 생명이 도대체 무엇일까 생각하게 된다. 생명을 지닌 어떤 것이 성장하고 자기 세력을 확장해 가고, 자기복제를 통해 개체 수를 늘려 간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어떤 목적을 지니고 있을까? 인간 이외의 생명체는 무목적성이고 맹목적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인간만이 어떤 목적과 방향을 갖고 있다는. 아니, 어쩌면 인간마저도 생명체로서 자기가 나가야 할 방향을 모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인간 자신의 생명이 흘러가는 대로 따라가고 있을 뿐.
그런데 자신을 '생명'이라고 말씀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사람들을 하느님께로 인도하는 것이 당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씀하셨다. 생명을 지니고 있는 모든 사람과 그외 다른 모든 생명체가 하느님께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하느님이 생명의 원천이며, 생명의 종점이라는 말이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생명의 원천이 어떤 것인지 모르거니와 그 생명을 지니고 있는 모든 생명체가 나가고 있는 종점이 어떤 것인지도 알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떼이야르드 샤르뎅은 이 종점에 대해 오메가 포인트, 재림하실 그리스도라고 했다지만, 신비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야생화는 주변에 있는 것들을 압도하지 않는다. 압도할 수가 없는 꽃이다. 꽃이 작아서 그렇고, 다른 것과 더불어 살지 않으면 자기가 존속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생명체, 지속적으로 자기 생명을 보존하기 위해 다른 것에 대해 무자비하게 대하는 것처럼 보이깆도 하지만 언제나 상생을 추구하는 신비한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