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면서 희망에 대해 말할 때 공허합니다. 월급을 미리 앞당겨 쓰고, 힘을 앞당겨 쓰고, 열정을 앞당겨 쓰고, 사람들의 격려와 칭찬까지 앞당겨 쓸 수 있습니다. 허황된 것이 지만 그만큼 급박한 상황이라는 말입니다. 아픈 사람에 대한 연민과 안타까움에서 이러저러한 약에 대해서 말합니다만, 그것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채워야 할 잔이 있고, 마셔야 할 잔이 있고, 자기가 감당해야 할 어려움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왜, 내가?’라고 질문하지만, 그에 대한 답은 없고 메아리만 들리게 됩니다. 그 누구도 그것에 대한 받을 할 수 없습니다. 고통에 대한 질문들의 대부분이 답이 없는 것들입니다. 그 누구도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지만, 고통의 정도와 깊이에 대해서는 아주 큰 편차가 있습니다. 물론 저마다 자기가 감당해야 할 고통이 가장 크다고 말하겠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느끼는 것은 인간의 자기 중심성 때문에 그럴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