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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대로 흘러가는 세상사생활글/생활 속에서 2020. 11. 26. 20:38
공부하면, 그것도 열심히 공부하면 모두 성공한다고 말한다. 착하게 살면, 그것도 손해봐가면서 다른 사람을 위해 살면 행복하리라 생각한다. 기도하며, 그것도 정성을 다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기도하면 그 기도대로 이루어지리라고 믿는다. 그러나 현실을 어떠한가. 그렇게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하여 열심히 공부하고 착하게 살고 기도하는 것이 필요없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러면 왜 열심히 공부하라고 말해야 하고, 착하게 살라고 설교해야 하며, 열심히 기도하라고 권고해야 한다는 말인가? 이렇게 묻는 사람에게 욥은 정신 차리라며 이렇게 대답한다.
"내 말인즉 흠이 없건 탓이 있건 그분께서는 멸하신다네. 재앙이 갑작스레 죽음을 불러일으켜도 그분께서는 무죄한 이들의 절망을 비웃으신다네. 세상은 악인의 손에 넘겨지고, 그분께서는 판관들의 얼굴을 가려 버리셨네. 그분이 아니시라면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 눈으로 제 몸을 씻고 잿물로 제 손을 깨끗이 한다 해도 당신께서는 저를 시궁창에 빠뜨리시오 제 옷마저 저를 역겨워할 것입니다."(욥 9, 22-24.30-31)
사람의 노력하고 가르침대로 살고 기도한다고 해도 그대로 되지 않을 수 있는 것이 삶이다. 그렇게 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을 바라는 개인적인 욕심때문이라고 말하지 말자. 삶이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엄청나게 크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자기만을 위한 이 세상이기도 하지만, 자기오 똑같은 사람이 살고 있는 세상이기도 하다. 냉혹한 현실과 감히 넘볼 수 없어 감당할 수 없는 그래서 신비라고 밖에 할 수 없는 것들이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가. 이런 세상에서 자기 태도를 결정해야 하는 것, 자유로움이지만 도박판의 사람처럼 철저하게 외로울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