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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대로 살기생활글/생활 속에서 2020. 8. 28. 10:31
사람은 자기대로 사는 것이 편합니다. 자기대로 살지 못하기 때문에 부자연스럽습니다. 자기대로 살지 못하게 했기 때문에 재미없게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말라는 말로 오해하지 마시길. 아무리 생각해도 사람은 자기중심적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자기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바라고 있고, 어떤 사람과 함께 있을 때 편하며, 어떤 사람을 피하고 싶으며, 어떤 사람이 되길 원하는지 모른다면 그 어찌 다른 사람과 원만하고 건강한 관계를 맺으며 살 수 있겠습니까? 문제는 자기라는 것이 완제품처럼 구입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자기가 어떤 존재인지 한 번 알았다고 해서 그것이 영원불변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가변적이고 역동적이어서 많은 경우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아리까리 하다는 말입니다.
더구나 요새처럼 밖으로 부터 여러 가지 정보와 조각 지식이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때에는 그나마 자기처럼 여겨졌던 것이 순식간에 무너져 버립니다. 외부의 정보와 지식을 자기 안에서 재가공하고 재조립하고 편집하여 자기만의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런 시간을 가질 여유도 없이 외부로부터 받아들이기만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외부의 정보와 지식을 재가공하며 살기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할까? 우리에게 시간입니다. 매일 밥을 먹으면서 식충이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나이가 들어가면서 조금씩 알고 있습니다. 시간 안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것들이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며 의미 있는 일로 밝혀집니다. 이런 시간이 흘러가게 놔두는 것과 더불어 자기가 체험하는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가는 훈련도 중요합니다.
자기대로 산다는 것은 주관대로 산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자기가 과거의 산물이기 때문에 과거에 대해서는 너그럽고, 미래를 만들어 가도록 불린 사람이기때문에 긴장과 갈등과 보람과 절망이 필연적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내가 나에 대해 신경 쓰는 것의 반에 반만큼도 다른 사람은 나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때, 자기대로 사는 것에 대한 부담이 조금은 덜어지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