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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을 향한 그리움기도.영성/다네이 기도학교 2020. 8. 20. 21:23
이곳에 오신 다섯 분의 목사님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차 한자 마시며 이야기해도 되지만, 기도에 대한 강의를 하나 하기로 했습니다. 기도가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대상이 어떤 사람인지, 내용이 어떤 것인지를 막론하고 다른 사람에게 무엇인가 말한다는 것은 부담입니다. 이론적인 것보다 지금 까지 기도하고 있었던 생활을 되돌아보며 몇 가지 것에 대해 말했습니다.
무엇보다 기도는 하느님을 향한 그리움입니다. 제 개인의 체험이기도 하고 가톨릭 교리서 27항에 나오는 말이기도 합니다. 하느님으로 부터 창조된 존재인 인간의 본질적으로 그의 마음속에 하느님을 그리워하고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이것을 가장 잘 드러낸 교회의 성인이 계시는데,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입니다. 그분이 쓰셨던 <고백록> 1권 1장에 저를 내신 하느님 안에 쉬기까지 마음의 평화가 없으리라는 말씀입니다.
기도를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기도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첫째는 기도하는 몸을 만드는 것입니다. 기도를 위한 시간을 내는 것이고, 시간을 내서 자리에 앉아 있는 것입니다. 시간을 내주지 않고, 앉아 있지 않는 상태에서 기도한다고 하는 것은 거짓일 수 있습니다. 자신의 몸을 하느님 앞에 갔다 놓는 것입니다. 둘째는 침묵하는 것이 몸에 배게 해야 합니다. 현대인들이 바라는 것 중에 하나가 침묵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것도 말뿐인 경우가 많다는 것을 자주 봅니다. 침묵한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온갖 분심과 잡념에 시달려야 하는데 이것이 몹시 힘든 일입니다. 그렇지만 침묵하는 것을 배우지 못하면 기도 안에서 성장할 수 없습니다. 셋째는 듣는 것입니다. 자기 내면의 소리를 듣고 하느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들어야 합니다. 자리에 앉아 침묵하면서 귀를 기울여 하느님의 주파수에 맞추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인내와 겸손이 필요한 일입니다.
피정을 retreat이라고 합니다. 리트릿이라는 말은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예수고난회의 창립자인 십자가의 성 바오로께서는 수도원을 설립하시고 그 당시에 사용하고 있었던 monastero를 사용하지 않고, ritiro라는 단어를 사용하셨습니다. ritiro라는 말은 '뒤로 물러선다'라는 의미입니다. '리띠로'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당신이 설립한 수도원이 생활로부터 벗어난 곳에 세워지고 그것을 몸소 실행하는 곳이길 원하셨기 때문이었습니다. 성당과 예배당과 사찰은 사람들이 모여 전례를 하는 장소이기도 하지만, 세상으로부터 피하고 물러서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이런 목적을 수행하기에 어려운 상황이 되면서, 삶의 현장에서 뒤로 물러서 지낼 수 있는 장소와 집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뒤로 물러서서 자신을 보고 하느님께서 자기 삶에 오셨던 그곳을 찾아내어 감사드리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