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로망생활글/생활 속에서 2020. 7. 19. 17:01
'내로남불'. '내가 하면 로망이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라고 합니다. '로망'이라는 말은 '낭만'이라고 번역하여 사용한 'romance' 였으리라 생각하는데, 그렇다면 원래의 의미와 상당히 다른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암튼, 나의 로망은 시골이나 산골 한적에 곳에 집을 짓고 단순하고 소박하게 사는 것이야. 멋진 자동차를 타고 아무 걱정 없이 세계 여행하는 것이야 라고 말할 때의 로망은 다음과 같은 의미인 것 같습니다. 나이가 어느 정도 들었을 때, 꼭 하고 싶은 것. 자기가 바라는 그것을 어떤 사람은 별 일도 아니라는 듯이 하고 있는 것을 말할 때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로망에 따라 시골이나 산골에 집을 짓고, 소위 말하는 전원주택을 짓고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행복해 하며 사는 모습을 보고 부러워하는 사람들도 많고요. 이런 로망을 지속시켜 가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전원의 삶을 그만두고 자기가 왔던 도회지로 되돌아 간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자신의 로망이었던 전원생활을 접는 것은 전원의 삶이 싫어서가 아닐 것입니다. 전원생활에서 오는 불편함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전원생활의 단순함을 무료함이라고 생각하여 견디지를 못한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전원생활, 시골과 산골에서 살 때 만나게 되는 어려움 중에 하나가 봄과 여름의 잡초일 것입니다. 아무리 뽑아내고 뽑아내도 끝이 없고, 낫이나 예초기로 말끔하게 깎아도 며칠 사이에 다시 원상 복귀되어 버리는 잡초와의 전쟁. 승자가 없는 전쟁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되어야 전원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비슷한 풀일 뿐인데, 어떤 것은 그대로 살아남고 자기는 사라져야만 하는 잡초라고 불리는 풀의 입장에서 보면 사람들의 태도는 가당치도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하여 모든 풀들을 모두 살려둔다면 집 안팎이 무성한 풀밭으로 될 것은 뻔한 일이고.
아름다운 집을 가꾸기 위해서는 구분과 구별과 선택을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어떤 가치 서열이 필요하고 그것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가 두드러지게 하고 살아나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없다면 모든 것이 혼재되어 드러내야 할 것이 드러나지 않고, 다른 것들이 그 자리에 들어서게 되어 생활이 엉망으로 되어 버릴 것입니다. 이런 일을 숲과 연관 지어 말할 때는 숲가꾸기이며, 생활과 연관 지어서는 청소하고 정리정돈하는 것이며, 영성 생활과 관련지어서는 식별하는 것이고 절도 있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일을 할 때 일차적으로 필요한 것이 현명함과 사려깊음입니다. 나의 로망이 이루어지고, 실행된 나의 로망을 지속시켜 나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생활글 > 생활 속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짱구돌림 (0) 2020.07.22 배운 것을 사용하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임 (0) 2020.07.20 죽음 (0) 2020.07.13 의심과 믿음 (0) 2020.07.03 육신과 정신과 생명 (0) 2020.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