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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훼 이레생활글/생활 속에서 2013. 4. 10. 21:59
4월 10일, 수요일
야훼 이레.
아브라함이 아들 이사악을 번제물로 바치기 위해 모리야 산으로 갔다. 그곳에서 이사악을 칼로 찔러 죽이려고 할 때 하느님께서 이사악 대신에 바칠 숫양 한 마리를 보여주셨다. 아브라함이 자신의 아들 대신에 이 양을 번제물로 바쳤고 이것을 기념하여 모리야 산을 "야훼 이레(주님께서 마련하신다)" 불렀다고 한다.
우리를 위해 무엇인가를 준비해 주시는 하느님에 관한 이야기가 성경 여러 곳에 나온다.
엘리야가 아합왕이 섬기고 있는 바알 예언자들을 카르멜 산에서 모조리 죽여 버렸을 때, 이 소식을 들은 아합왕과 이세벨 여왕이 자신을 죽이려 하자 호렙산으로 도망갔다. 광야에서 너무 지친 엘리야는 싸리나무 아래서 잠이 들었고, 이때 때 천사가 그들 흔들어 깨우면서 "일어나 먹어라"고 했다. 잠에서 깨어난 엘리야는 자기 머리맡에 뜨겁게 달군 돌에다 구운 빵과 물 한 병을 보았다. 이 음식을 먹고 엘리야는 호렙산까지 갈 수 있었다. (1열왕 19, 1-8참조)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것을 보고 낙담한 제자들은 고햐으로 돌아가 티베리아 호수에서 고기를 잡고 있었다. 그들이 밤새 노력했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고 헛탕만 치고 있었다. 이런 제자들에게 새벽녁에 어떤 사람이 나타나 "그물을 오른쪽에 던져라.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다"라고 말을 했다. 제자들은 그 사람의 말에 따라 그물을 던졌고, 그물이 터질 정도로 많은 고기가 잡힌 것을 보았다. 이것을 보고 베드로는 그분이 바로 부활하신 주님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제자들이 그물에 가득한 고기를 끌고 물가로 왔을 때 그들은 주님께서 벌써 숯불에 구운 물고기와 빵이 준비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요한 21, 1-9참조)
이런 주님께서 부활하신 다음 여인들에게 말씀하셨다. "두려워하지 마라.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마태 28, 10). 갈릴래아, 주님께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시며 주로 활동하셨던 곳이다. 그곳은 이스라엘의 지명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이곳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내가 사는 이곳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은 주님께서 나를 위해 미리 마련하고 준비해 놓은 사람들이며, 내가 하는 모든 일 또한 그러하다. 내가 해야 할 것은 이 모두를 하느님께 겸손하게 봉헌하는 것이다. '야훼 이레'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