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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늘로서 족하다생활글/생활 속에서 2025. 2. 21. 16:30
한 사람에게서 모든 역할을 기대할 수 없다. 아빠에게서 엄마 역할까지 기대한다는 건 무리다. 맺고 끝음이 똑 뿌러진 사람에게서 자상함까지 요구하긴 무리다. 이 사람이기 때문에 이것을 잘 하고, 저 사람이기 때문에 저것을 잘하고, 그 사람이기 때문에 그것을 잘한다.
하루에 삶의 모든 기쁨을 기대할 수 없다. 기쁨과 즐거움과 행복함과 뿌듯함과 상쾌함과 의미있음은 하루가 아니라 며칠 몇년에 걸쳐 누려야 할 것이다. 하루에 삶의 쓴맛과 신맛과 떨떠름함을 모두 맛보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먹어야 할 밥의 양이 한정되어 있듯이, 이 모든 것들도 한계가 있다. 필요한 만큼 주어지는 것이라 여기지 않고, 그냥 주어질 것이 주어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받아들이기 한결 쉽다. 주님께서 내일 걱정은 내일 하라고 말씀하셨다. 그럼에도 내일 일어날 법한 일과 다음 달에 해야 할 일을 생각하며, 걱정하고 조바심낸다. 하루에 지어야 할 짐도 버거운데, 내일 혹은 내달의 짐까지 어떻게 지고 가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