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을 꾸리고 난 뒤 태어난 첫 아이는 -저는 그 아이에게 빛이라는 뜻의 ‘히카리’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지적 발달 장애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211)
* 시가는 일반적으로 말에 의한 진리 표현의 불가능성을 주장합니다. 닫힌 말, 그 말이 이쪽으로 전해지는 것은 기대할 수 없고, 오로지 이쪽이 자기를 버리고 그 닫힌 말 안으로 들어가는 것 말고는 그것을 이해하거나 혹은 공감할 수 없습니다. (213)
* 히카리가 작곡을 계속하는 동안 아버지인 저는 히카리의 음악에서 울부짖는 어두운 영혼의 목소리를 들어야만 했습니다. 지적 장애 상태에서 기울인 치열한 노력이 그의 ‘인생 습관’인 작곡에 기술의 발전과 구상의 심화를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까지 언어로는 찾아낼 수 없었던 그의 가슴 깊은 곳에 있었던 어두운 슬픔의 응어리를 찾아내게 한 것입니다. 그러나그 울부짖음은 어두운 영혼의 목소리는 아름답고 음악으로 그것을 표현하는 행위 자체가 어두운 슬픔의 응어리를 치유하고 회복시키는 것 또한 분명합니다. (225)
(<아버지의 여행 가방>, J.M.G 르 클레지오 외, 문학동네,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