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휴대폰을 통해서 알림을 받지 않는다. 체큭카드 결제할 때 유일하게 알림을 받고 있을 뿐이다. 얼마전 부안에서 강진이 일어났어도 아무런 알림이 없었고, 폭설이나 폭우 때에도 주의하라는 그 어떤 알림도 들어오지 않았다. 그런데 휴대폰을 알림을 통해 실종자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된다는 말을 듣곤한다. 실종자들의 가족들이 얼마나 마음을 졸이고 걱정하고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만일 내가 이곳에서 갑자기 사라졌다면, 어떻게 될까? 하루 지나면 함께 사는 사람들이 무슨 일이 일어났나 궁금해 하겠지. 이틀이 지난 다음에는 이곳 저곳으로 전화를 하겠지. 삼일이 지난 다음에는 친가에 전화를 하겠지. 나흘째에는 친가 사람들이 내가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되겠지. 실종된 것이다. 나의 실종에 지금 이곳에서 함께 할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겠다.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친가의 누님들이 보일 반응이다. 나와 개인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은 몇 달 뒤에나 내 실종소식을 알게 되겠지. 그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지금까지 그들과 맺고 있었던 관계를 통해 대충 그려볼 수 있다. 이런 사고실험을 통해, 주변 사람들과 맺고 있는 관계가 어떤 것인지 좀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아주 깊게 관계를 맺고 있어 서로에게 아주 소중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가다 스치는 인연으로 만난 사람들도 있다. 휴대폰을 알림을 통해서 실종자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된다는 말을 들었다. ‘실종’이라는 이런 사고실험을 통해, 지금 이곳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것도 알게 된다. 물론 사고실험이기 때문에 내가 상상했던 것과 달리 나타날 수도 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