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당신을 사랑할 때 제가 사랑하는 것은 과연 무엇입니까? 몸의 자태도 아니고 때의 아름다움도 아닙니다. 눈에 들거운 빛의 찬란함도 아니고 온갖 노래의 달콤한 가락도 아니고 꽃과 향유와 향기의 입맞춤도 아니고 만나와 꿀도 아니고 안아서 흐믓한 육신의 지체도 아닙니다. 제가 하느님을 사랑한다고 할 때 저는 어떤 빛, 어떤 음성, 어떤 향기, 어떤 음식, 어떤 포옹을 사랑합니다. 제 내면 인간의 빛, 소리, 향기, 음식, 포옹을 사랑합니다. (<고백록> 제10권 6장 8절)
*** 하느님을 향한 사랑. 육화된 하느님이시기 때문에 감각적인 것에 대한 사랑을 포함합니다. 인간의 정신과 영혼안에 계신 하느님이시기 때문에 인간의 정신을 고양하고 거룩하게 하는 것으로 표현됩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자기를 내어주시고 당신의 아들을 희생의 길로 불러주시는 하느님이시기에 우리 자신을 온전히 내어주고 희생하는 사랑으로 나타납니다.
성경의 ‘사랑’은 감각적(에로스)이고, 정신적(필리아)이고, 온전히 비우고 내어주는 희생적(아가페)인 사랑으로 드러납니다. ‘사랑’이라는 말안에 있는 이 세가지 요인(색깔)이 조화롭게 이루어질 때, 하느님의 사랑을 닮은 사랑입니다. 이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인간의 노력이지만 하느님의 도움의 은총인 성령님께서 우리에게 내려오시어 우리와 함께 할 때 가능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