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에 대한 미움은 그 당사자에게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자기가 미워하는 그 사람과 함께 있고 그 사람에게 호의를 보이는 사람까지 싸잡아 미워한다. 그 사람이 좋아하는 꽃과 물건까지 미워하면서, 이것들을 함부로 대하거나 없애버린다.
미움에 대해서만 이럴까? 미움이 아닌 사랑에 대해서도 이와 비슷하게 행동하는 것이 사람이다.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과 관련된 것은 무엇이든 사랑한다. 최소한 좋아하려고 애를 쓰기 시작한다. 그가 좋아하는 운동을 함께 하고, 그가 좋아하는 장소에 기꺼이 동반하며, 그가 좋아하는 노래를 즐겨 듣는다. 그가 먹다 남긴 음식을 거리낌 없이 먹으며, 그가 입었던 옷과 같은 옷을 입으려 한다. 심지어 그의 살이 닿았던 옷을 입으면서 그의 살결을 느끼고 싶어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을 송두리째 미워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을 온전히 사랑하여 그 사람을 온전히 받아들이기도 하며 그 사람을 위해 자기 모든 것을 기꺼이 내어놓기도 할 수 있는, 이런 존재가 사람이다.